등산 후 시원한 막걸리와 곁들여 먹는 대표적인 음식 도토리묵이 한국 사람들만 먹는 음식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도토리는 그냥 먹기엔 몹시 떫고 탄닌 성분 때문에 많이 먹으면 설사·복통을 일으키는 열매입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식탁에는 잘 오르지 않는 재료였죠.
심지어 외국에선 돼지 사료의 재료로 주로 쓰였다고 합니다.
이런 도토리가 묵으로 만들어지기 시작한 계기는 '가난'과 관계가 깊은데요. 산지가 많은 한국의 지형 특성상 도토리는 가을이면 산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공짜 열매'였습니다.
특히 산에 널리 분포된 참나무들 중에는 떫은맛이 상대적으로 약한 도토리를 맺는 나무들도 꽤 있었다고 전해지는데요.
그런 나무에서 떨어진 도토리를 곱게 빻아 가구로 낸 뒤 물에 여러 번 담가 두면 쓴맛과 독성이 빠진다는 사실이 경험을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결국 도토리는 '모으기도 쉽고 손만 많이 들이면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열매'로 인식되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얻은 도토리 가루에 물을 풀어 끓여 굳힌 것이 바로 오늘날 '도토리묵'의 시작입니다.
지금은 식감 좋은 별미로 인식되는 도토리묵이 사실은 극한의 가난이 빚어낸 한국형 생존 별미였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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