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혜지, 박지수 상대 플로터 예고…"지난 시즌 지수 없어서 못 보여줘"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올 시즌을 앞두고 청주 KB로 돌아온 박지수에게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를 주름잡았던 슈퍼스타들이 견제구를 던졌다.
박지수는 10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 메이필드 볼룸에서 열린 BNK금융 2025-2026시즌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가장 경계하는 건 내 부상이다. 20대 후반이 돼서 그런지 부상이 잦아졌다. 부상과의 싸움이 중요할 것 같다"며 특정 팀이나 선수를 KB의 우승과 자신의 최우수선수(MVP) 경쟁자로 꼽지 않았다.
2023-2024시즌 만장일치 정규리그 MVP로 뽑히고 WKBL 최초로 8관왕도 달성한 박지수는 지난 시즌 튀르키예 명문 갈라타사라이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올 시즌을 앞두고 KB로 돌아왔다.
'메기'의 귀환에 KB는 단숨에 우승 후보 0순위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박지수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8관왕을 달성한 아산 우리은행의 에이스 김단비는 "박지수가 못 돌아올 곳에 돌아온 것도 아니고, 팬도 많이 기다렸던 최고의 선수인 만큼 다시 대결하는 게 기대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지수가 왔다고 꼭 KB가 우승하고, 박지수가 꼭 MVP를 하는, 그런 당연한 건 없다"며 "서로 부담 갖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누가 MVP를 받든 서로 손뼉을 쳐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MVP를 차지한 부산 BNK의 가드 안혜지는 "플로터를 연습했는데, 지난 시즌엔 박지수가 없어서 못 보여줬다"고 아쉬워하며 "코트 안에서 재밌게 좋은 경기를 펼치고, 플로터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20대 후반' 박지수가 부상 이야기를 꺼낸 데 대해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선언한 부천 하나은행의 베테랑 김정은(38)은 "옆에서 이상범 감독님이 나를 쳐다보면서 '그럼 너는 어떡하냐'고 하셨다"며 "독보적인 존재다 보니 몸 관리를 잘해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고 박지수에게 덕담을 건넸다.
현역 최다(5회) 정규시즌 MVP 수상자 박혜진은 "박지수가 없는 지난 시즌에 우리가 우승했는데, 박지수가 돌아온 만큼 우리도 더 좋은 모습으로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하고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됐다"며 박지수의 복귀가 WKBL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맏언니' 김정은은 이번 시즌에 WKBL 역대 최다 출전 대기록에 도전한다.
2024-2025시즌까지 총 590경기에 출장한 김정은은 임영희(600경기)와 한채진(597경기·이상 은퇴)을 넘어 역대 최다 출장 기록을 갈아치우고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할 예정이다.
김정은은 "비시즌에 마지막이라고 마음먹고 준비했다"며 "후회 없이 뛰고,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라스트 댄스를 앞둔 소회를 전했다.
함께 참석한 하나은행 주장 양인영은 김정은의 '롱 런' 비결에 대해 '오각형'이라고 표현하며 "보강 운동, 먹는 것, 자기 관리 등 한 가지가 아니라 다양한 걸 평균적으로 잘 지키는 것 같다"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최연소 800, 900어시스트에 도전하는 KB의 허예은은 박지수에게 뼈있는 부탁을 전했다.
허예은은 "패스를 줬을 때 한 번에 넣어 달라"며 "리바운드하지 말고, 한 번에 넣어줬으면 좋겠다"고 해 박지수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각 구단 선수는 다섯 글자로 새 시즌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KB의 박지수가 다소 도발적인 '막아봐 어디'를 제시하자 팬들이 웅성거렸다.
박지수는 "감독님이 스피드와 외곽슛을 많이 강조하시는데, 슛을 막을 수 있으면 막아 보라는 뜻"이라며 "청주 팬의 뜨거운 열기도 막아보라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2연패에 도전하는 부산 BNK의 베테랑 박혜진은 '또 한 번 도전'이라며 "지난 시즌 우승은 지난 일일 뿐이고, 새 시즌을 시작하는 만큼 도전자의 입장으로 다시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용인 삼성생명 강유림은 '정면 돌파다'로 몸싸움과 투지를 다짐했고, 김정은은 '불타오르네'로 하얗게 불태울 시즌을 예고했다.
신한은행 신지현은 "팀 전체가 한 단계 성장하겠다"며 '넘어설 때다'를 외쳤고, 우리은행 김단비는 '기다린 만큼'과 '우리가 있다'를 내세우며 "오랫동안 비시즌을 보내고 기다린 만큼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지난 시즌은 나만 너무 빛났던 시즌인데, 이번 시즌은 우리은행 선수들이 빛나는 시즌이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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