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운행이 중단됐던 한강버스가 11월 1일부로 다시 운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한강버스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여전히 실효성 논란과 혈세 낭비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기존에 없던 논란까지 생겨나는 모습인데요. 앞서 한강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시도한 무료 셔틀버스 운행과 기존 버스의 노선 신설·조정, 따릉이 설치 등을 두고서도 혈세 낭비 지적이 상당합니다.
실제 상황은 어떤지 르데스크가 그 현장을 직접 취재해 봤습니다.
[시내버스]
강남~경기 일대를 운행하는 441번 시내버스입니다. 해당 버스는 8월 1일부터 신사중학교를 지나 한강버스압구정선착장에 들러 회차하는 구조로 노선을 변경했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해당 버스를 탑승해봤는데요. 한강버스압구정선착장 이전 정류장인 신사중학교. 버스 안에 남아있던 모든 승객이 내리는 모습입니다. 이내 텅 빈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정류장에 앉아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이곳을 지나는 노선은 서울 시내버스 441번과 240번 두 대입니다. 두 노선의 배차 간격은 각각 10여분 안팎. 5분에 한 번씩 빈 버스들이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합니다. 서울 시내버스는 매 년 큰 폭의 적자를 기록 중이며, 이를 서울시가 재정지원금으로 메워주고 있습니다. 재정지원금 규모는 2023년 한 해만 8000억원대에 이릅니다.
[버스기사 인터뷰]
"사람들이 버스를 많이 타나요?"
"거의 안 탄다고 봐야지. 지금 봐봐요. 없잖아요. (그냥) 가야돼요."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여기는 한강버스마곡선착장 정류장.
8월 1일부로 시내버스 6611번, 7716번, 8775번 등 총 3개의 시내버스가 선착장행 노선을 신설했습니다.
개화역 인근부터 한강버스마곡선착장까지 운행하는 6611번 버스를 탑승해봤습니다. 퇴근 시간대임에도 버스는 텅 비어있는 모습입니다.
[셔틀버스]
그렇다면 무료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는 어떨까요? 서울시는 8월부터 한강버스 선착장 접근성 향상을 위해 주요 지하철역과 선착장을 잇는 무료 셔틀버스 운행을 시작했습니다. 마곡, 잠실, 압구정등 각 선착장과 인근 지하철역을 한강버스압구정선착장에서 압구정역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탑승해봤습니다.
[버스기사 인터뷰]
"몇시에 출발해요?"
"지금 출발할게요."
"저밖에 없는데 괜찮나요?"
"괜찮아요. 사람 있으면 그냥 갑니다."
단 한 명의 승객을 태운 셔틀버스가 도로 위를 달립니다.
발산역과 양천향교역을 들러 한강버스마곡선착장으로 향하는 셔틀버스도 탑승해봤습니다. 역시나 기자를 제외하고는 텅 비어있는 모습입니다. 도로 위를 달리는 텅 빈 셔틀버스, 어떤 예산으로 운행되고 있는 걸까요?
[셔틀버스 관계자 전화 내용]
"네 안녕하세요. 셔틀버스 운영하는 예산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그것까진 제가 모르죠. 그거 한강버스 홈페이지나 거기 보시면 한강버스 번호가 따로 있어요. 거기 문의하시는게 더 나을 것 같거든요."
[한강버스 관계자 전화 내용]
"셔틀버스 운행되는 예산은 어디서 나오는 건가요?"
"저희는 항강버스 운행하는 운행업체이기 때문에 해당 문의 같은 경우는 서울시로 문의하셔야 되실 것 같으세요."
[서울시 전화 내용]
"운행되는 예산이 어디서 나오는지 여쭤보고 싶어서요."
"한강버스 콜센터 전화번호가 따로 있고요."
"거기서는 서울시로 연락을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럼 서울시 담당하는 담당부서는 서울시 수상교통사업과예요."
[서울시 수상교통사업과 전화 내용]
"하루에 평균 탑승자 수라든가, 무료로 운영되고 있는 버스다 보니까 그 예산이 어디서 나오는지 이거 두 가지 여쭤보고 있거든요."
"아 그런데 저희가 언론 대응은 과장님부터 하는걸로 돼있어서 제가 답변드리기 어려울 것 같은데요. 저희 과장님이 오늘 개인 사정으로 안 계신데."
[시민 인터뷰]
"저는 개인적으로 세금이 너무 아까운 것 같고요. 잘못된걸 계속 연결하고 연결하다 보면은 세금도 많이 낭비되고, 좀 연쇄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거 아닌가. 한 번 잘못되니까 계속 산으로 가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한번 해보기 식? '했다가 말면 되지' 뭐 이런 생각으로 하는건진 몰라도 국민들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이렇게 진행하는건 좀 지나치지 않나 싶어요."
[따릉이]
서울시는 한강버스 승강장마다 서울시 공공 자전거 서비스인 따릉이 대여소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승강장 바로 앞 대여소는 다른 대여소에 비해 유독 빈 자전거들이 많아 보입니다.
기자가 한 시간 가량을 관찰해 본 결과, 해당 위치에서 따릉이를 대여한 시민은 단 3명에 불과했습니다.
따릉이 운영은 2023년 109억원, 2024년 127억원 등의 적자에 이어 올해도 7월까지 이미 101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 중입니다. 자전거 유지·보수, 회수, 교체, 운영 인력 비용 등 막대한 비용이 지속해서 투입되기 때문입니다.
[시민 인터뷰]
"나중에 날씨가 많이 풀리고 하면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제 아무래도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이 더 안 찾지 않을까 갈수록 추워지고 하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탄다면 좋은 일이겠지만 안 된다면 낭비인건 어쩔 수 없는거죠."
"아무래도 세금 낭비라는 생각밖에 안 들죠. 한강버스에만 낭비되는게 아니라 이중 삼중으로 낭비되고 있는 것 같아요."
[클로징]
서울시가 서울 시민들의 출·퇴근을 돕겠다는 취지로 내놓은 한강버스. 막상 모습을 드러낸 이후엔 실효성, 혈세낭비 등 수많은 논란만 낳은 채 '애물단지'라는 지적까지 받았는데요. 그런데 실제론 단순히 '애물단지'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시민들의 혈세가 줄줄 새고 있었습니다. 시민의 혈세가 헛되이 쓰이지 않도록 지금이라도 특단의 대책을 내놔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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