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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양식품은 ‘삼양 1963’을 재출시했다. 삼양식품이 60여년 전 국내 최초로 출시했던 삼양라면의 맛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팜유유탕’이 대세인 국내 시장에서 ‘우지기름’을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하는 동시에 삼양의 트라우마인 ‘우지사태’를 떨쳐내고 내수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삼양식품은 ‘삼양1963’을 출시하고 ‘우지사태’ 당시 모습뿐 아니라 우지사태로 회사를 떠날수밖에 없었던 전 삼양식품 직원들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당시 직원들이 추억의 맛인 ‘삼양1963’을 시식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중장년층과 MZ세대의 감성을 자극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우지유탕’의 히스토리를 통해 과거 추억의 맛을 선사할 것”이라며 “향후 성수동 일대 옥외광고 및 팝업스토어 전개 등 온·오프라인 통합 캠페인을 통해 ‘삼양1963’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등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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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1975년 출시됐다가 1990년 단종된 농심라면을 재출시했다. 농심라면은 재출시 3개월 만에 1000만봉이 팔렸고, 일부 대형마트에선 품절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농심라면은 당시 “형님먼저 아우먼저”로 인기를 끌었던 광고를 소환했다. 흑백 화면에 36년전 당시 라면의 모습과 현재 농심라면의 모습을 담아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앞서 농심은 지난 4월 코미디언 故이주일씨를 모델로 한 감자칩 스낵 ‘크레오파트라’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1983년 방영된 당시 광고 영상을 복원 및 개선했는데 故이주일씨가 재치있는 멜로디를 배경으로 하프를 연주하며 크레오파트라를 익살스럽게 소개하는 영상이다. 코미디언 이주일을 기억하는 세대에는 향수를, 젊은 세대에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다.
롯데웰푸드는 1987년 출시한 아이스크림 ‘대롱대롱’과 2006년 출시한 아이스크림 ‘엄마의 실수’를 재출시했다. 두 제품은 각각 2010년과 2021년에 단종됐지만 소비자의 재출시 요청을 반영했다. 1995년에 단종된 인기 과자 ‘치토스 돌아온 체스터쿵’도 다시 출시했다. 이 과자는 ‘체스터’가 등장한 광고 속 “언젠간 먹고 말거야”라는 유행어로 잘 알려졌다. 체스터쿵은 치토스의 마스코트인 ‘체스터’의 발바닥을 형상화한 독특한 모양과 달콤한 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과자다. 단종 이후에도 지속적인 재출시 요청이 이어졌으며, 최근 2년간 롯데웰푸드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를 통한 요청만 200건이 넘는다. 이에 롯데웰푸드는 30여년만에 ‘치토스 돌아온 체스터쿵’ 새콤달콤 딸기맛을 재출시한 것. 당시 제조설비 등이 모두 사라져 준비과정만 1년가량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불황일수록 ‘아는 맛’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복고 제품을 출시하는 경향이 짙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최근 뉴트로 열풍이 확산되자 과거 제품을 재해석해 선보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소환하고, MZ세대에겐 ‘힙(hip)한 아이템’으로 인식되면서 다양한 세대를 공략할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레시피를 활용하면 연구·개발(R&D) 비용 등을 아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미 어느 정도 소비자층을 확보한 제품이라는 이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뉴트로 열풍과 함께 과거의 인기 제품을 현재 감성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다”며 “불황일수록 새로운 제품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만큼 추억과 새로움을 동시에 담은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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