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후 남은 배추를 땅속에 묻으면 사진처럼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다. / '꿈꾸는 텃밭' 유튜브 채널
김장철이 지나면 배추를 오래 보관하는 것이 고민이다. 냉장고에 넣으면 수분이 증발해 배추가 시든다. 공간이 한정돼 있는 김치냉장고는 비좁다. 땅속 저장이 최선이지만 자칫 잘못하면 배추가 얼거나 썩기 일쑤다. 농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꿈꾸는 텃밭'이 8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찾은 땅속 배추 저장법을 소개한다. 영하 20도의 추위에도 배추를 봄까지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김장 배추를 수확하고 남은 배추를 땅에 묻은 농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배추를 저장해 성공했으나 수분 증발로 시들어 살아있는 배추의 맛을 먹을 수는 없었다"며 "땅속에 저장하면 당도도 높아지고 배추 특유의 고소한 맛도 최고가 된다"고 설명했다.
8년간의 실패 끝에 찾은 핵심은 '아무것도 넣지 않는 것'이었다. 이 농부는 "8년 동안 실패한 이유가 너무 많은 생각으로 비닐도 깔아보고 짚도 넣어보고 했지만 이러한 방법은 배추를 썩게 하는 최악의 방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저장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배추 두둑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이용해 배추가 들어갈 정도의 구덩이를 만든다. 땅속에 저장하는 배추는 반드시 뿌리째 뽑아야 한다. 뿌리가 있으면 땅속에서 최소한의 양분으로 휴면을 하게 돼 살아있는 배추가 되기 때문이다.
김장 후 남은 배추는 이렇게 땅속에 묻으면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다. / '꿈꾸는 텃밭' 유튜브 채널
배추를 묻을 때는 뿌리가 하늘을 향하도록 거꾸로 묻어야 한다. 흙이 들어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이 농부는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뿌리를 따지 않고 나뭇가지를 잘라 유통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구덩이 안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반드시 배추만 넣어야 한다. 구덩이 바닥에 비닐을 깔거나 짚을 넣는 것도 안 된다. 짚이 수분을 모으는 기능으로 수분을 갖고 있어 과습으로 배추가 썩기 때문이다. 배추 위에 비닐을 덮는 것 역시 수분 조절이 되지 않아 무조건 썩는다.
배추를 넣은 후에는 흙으로만 덮되 조금 밟아줘야 한다. 조금은 다져야 빗물이 들어가지 않는다. 두둑은 높을수록 좋다. 25~30cm 정도로 덮으면 일시적으로 온도가 영하 20도 정도가 돼도 표층만 얼고 안쪽은 얼지 않는다. 두둑의 모양은 경사지게 만들어서 눈비가 와도 자연적으로 내리게 만든다.
보온재로는 짚, 콩깍지, 콩대, 옥수수대, 깻대 등을 추천했다. 농부는 "공기도 통하며 비닐로 덮는 것보다 배 이상 보온 효과가 있다"며 "비닐은 낮에는 온도가 올라가지만 밤에는 밖의 온도와 똑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콩대 등을 풀밭에 쌓으면 밑에 있는 풀이 얼지 않는다.
콩대 등이 바람에 날아갈 수 있기에 부직포를 덮는다. 농부는 "구름이 많은 낮과 밤에는 비닐보다 부직포가 보온 효과가 높고 공기도 통하에 부직포 안쪽으로 성에나 습기가 차지 않는다"고 말했다.
배추가 썩는 건 얼어서가 아니다. 습기가 많거나 물이 차서 썩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썩지 않게 하려면 물이 들어가지 않게 배수 관리를 잘해야 하고 묻을 때 땅속 배추 사이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아야 한다.
농부는 해당 방법대로 저장하니 눈비가 온 다음 날에도 땅이 젖지 않았고 배추를 꺼내 보니 싱싱하게 살아 있었다고 전했다. 농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정말 맛있었다"고 밝혔다. 그가 영상을 공개한 날은 봄이 가까운 지난 2월 7일이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