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인과 금성인 같은 한일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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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인과 금성인 같은 한일 관계

뉴스컬처 2025-11-10 13:00:58 신고

[뉴스컬처 최병일 칼럼니스트]

일본 전통의상을 입은 여인들.
일본 전통의상을 입은 여인들.

한·일관계는 늘 애증의 관계였다. 좀 더 엄밀하게 따지면 서로에 대한 증오나 혐오의 감정이 더 강할지도 모른다. 두 나라 사이에는 500여 년 전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일제강점기라는 좋지 않은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보니 지리상으로는 가깝지만 정서적으로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거리가 있는 나라로 여겨졌다.

게다가 일제강점기부터 청산되지 못한 군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등의 처리를 둘러싼 갈등이 현재까지 지속되면서 일본은 우리에게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졌다. 이는 보수정권이나 진보정권을 가리지 않고 이어진 기조였다. 그러다 최근 한·미·일 안보동맹이 강조되면서 긴장관계 일색이었던 한·일관계가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한·일관계를 접근하는데 있어서 현정권을 비롯해 여타의 모든 정권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과연 일본은 어떤 나라고 일본인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제대로 모르고 있다 사실이다. 혹 일본인들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는 사람들조차 일본인들은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가 다르다고 말하는 정도에 그친다.

다테마에는 상대방에게 드러내는 마음(겉마음), 혼네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속내(속마음)다.

세계 어느나라 사람들도 조금씩은 표리부동한 면이 있지만, 일본은 혼네와 다테마에가 고유의 문화, 국민성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확실한 편이다.

혼네와 다테마에라는 일본을 대표하는 독특한 문화가 자리잡은 것은 일본의 중세 역사의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는 오닌(일본 연호 1467~1468)의 난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1467년 당시 정권을 잡고 있던 무로마치 막부의 쇼군 후계문제를 둘러싸고 지방 다이묘들이 교토에서 항쟁을 벌인 오닌의 난이 일어났다. 무로마치 막부가 교토에서 축출되는 1567년까지 무려 백년 동안 교토와 오사카 전역에서 크고 작은 전쟁이 벌어졌다. 이 시기에는 누가 적인지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항상 남을 시기하고 의심하는 마음이 일상화됐다. 가족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풀지 않거나 모욕을 당하지 않도록 항상 타인의 말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서로 붕우(朋友)로서 맹약을 맺으면 친구가 돼 목숨까지 버렸으나, 마음의 균열이 생기면 죽고 죽이는 사이가 됐다. 또한 조금이라도 불만이 쌓이면 살인도 서슴지 않았다. 술자리에서도 경계심을 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일상화되다보니 함부로 속내를 드러낼 수 없었다.

이때의 역사적 경험이 일본인들의 DNA에 각인돼서인지 현대를 사는 일본인들도 혼네를 밝히는 것을 꺼려한다.

하지만 이러한 특징만으로 일본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할 수 있을까? 혼네와 다테마에는 일본인들의 성격적 특질 중 한 부분이지만 일본인을 규정짓는 모든 것일 수는 없다.

일본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보다 입체적으로 일본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해묵을 감정을 털어내고 진정한 화해와 협력으로 가기 위한 지름길은 서로에 대한 깊은 이해와 신뢰에서 시작될 것이다.

지금은 일본과 일본인에 대한 감정적 접근보다 이성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문화적 연관성이 많으면서도 때로는 화성인과 금성인처럼 간격이 있는 일본인들의 속마음(혼네)을 문화적 키워드를 통해 탐색해보고자 한다.

뉴스컬처 최병일 newsculture@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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