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찬반 팽팽한 갈등 10년…해법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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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찬반 팽팽한 갈등 10년…해법 찾을까

연합뉴스 2025-11-10 10:0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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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본 제주 제2공항 예정지 하늘에서 본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제주=연합뉴스) 하늘에서 본 제주 제2공항 예정지. 2023.3.6 [연합뉴스 자료사진] photo@yna.co.kr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2015년 11월 10일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 제주 제2공항을 짓겠다는 사업계획이 발표된 이후 10일로 10년을 맞았다. 그간 제주 지역 사회는 찬성과 반대로 갈라져 상당한 진통을 겪었다.

국토교통부는 포화상태인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해 기존 제주공항을 그대로 운영하면서 성산읍 일대 550만6천201㎡ 부지에 총 5조4천532억원(2단계 사업 미포함)을 들여 길이 3천200m, 폭 45m 규모 활주로 1본을 갖춘 제2공항을 추가로 건설하겠다고 당시 밝혔다.

찬성 단체들도 공항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지역 경제 발전 등을 이유로 속도감 있게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 등 반대 단체들은 현 제주공항 확장만으로도 제주의 공항 인프라 확충이 가능하고 제2공항 계획이 부실하게 강행되고 있다며 반대해왔다.

또 제2공항 사업에 따른 예정 부지 및 주변 지역의 환경에 미칠 치명적인 피해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다.

제2공항 사업은 2015년 11월 10일 계획이 처음 발표된 이후 1년여 만인 2016년 12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당시 제시된 개항 목표연도는 2025년이었다.

이어서 국토부는 기본계획안 마련을 위해 2019년 9월 처음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현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제출했지만 무려 3년 7개월간 보완과 재보완을 거듭해 2023년 3월 조건부 협의(조건부 동의)를 얻어냈다.

이후 기본계획안 수립에 따른 전략환경영향평가서 협의 등을 거쳐 9년에 가까운 2024년 9월에야 기본계획이 고시됐다.

"제주 제2공항 조기 건설하라" "제주 제2공항 조기 건설하라"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 과정에서 항공 수요 예측, 조류 충돌 위험성, 법정 보호종 보호 방안, 숨골 가치 평가 문제, 용암 동굴 분포 가능성 등이 큰 쟁점으로 떠올랐다.

환경부도 2023년 전략환경영향평가에 조건부 협의(동의)를 하면서 조류 충돌을 위험 관리 계획을 수립해 환경영향평가서에 제시하고, 맹꽁이 등 법정 보호종과 관련한 다양한 대안 검토 및 최적의 대안을 환경영향평가서에 제시하라는 조건을 내건 바 있다.

공항 건설에 대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견을 수렴할 방안 등을 환경영향평가 준비서에 반영하라는 조건도 내걸었다.

이런 논란 속에 지난해 9월 기본계획을 고시한 국토부는 현재 제2공항 조성을 위한 대규모 공사에 앞서 환경영향 저감 방안을 마련하는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을 위한 조사 과정을 밟고 있다.

올해 6월 성산읍 현지에서 진행된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을 위한 환경영향평가 협의회에서는 사업지구 경계로부터 2㎞ 이내 동식물상을 조사하고, 50대 이상의 다양한 조류 위치추적장치로 조류 이동 추이 및 조류 충돌 가능성을 분석하기로 했다.

개발로 인한 해양 오염 저감을 위한 해양생태계 조사도 6곳의 지점에서 진행하며 대기질 조사범위도 다른 공항 사례 등을 참고해 2㎞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인구·주거 항목은 중점 평가 항목으로 두고 더욱 세밀하고 집중적인 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2공항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 내내 제2공항 개항에 따른 과잉 관광, 환경 훼손, 조류 충돌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제2공항 반대단체들은 2017년부터 천막농성과 단식투쟁 등을 통해 건설 저지 여론을 확산해갔다.

전략평가 협의 과정이 길어지던 2019년과 2020년에는 제주도, 제주도의회, 국토부, 제2공항 반대단체 등이 공개 토론회를 집중적으로 열어 뜨거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지난 10년 동안 계속 늘어날 것이라던 항공 수요는 더 이상 늘지 않았고, 장기적으로도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제주 방문객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제2공항 추진의 대전제가 무너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조류 충돌 우려와 관련, 제2공항 예정지 주변에 철새도래지가 4곳이 있는 데다 전략환경영향평가 정량 평가에 기존 공항들의 항공기의 조류 충돌 사고의 대다수의 사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 단체는 "조류 충돌이 현실적 재앙이 될 수 있음을 깨우쳐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도 있었으며,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은 시민 안전과 생태계 보전을 무시하는 무분별한 대규모 개발사업이 계속돼선 안 된다는 경종을 울렸다"고 지적했다.

"제주 제2공항 안돼" "제주 제2공항 안돼"

[연합뉴스 자료사진]

제2공항에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입지 주민 의견 등 지역사회 여론의 향배 역시 관건이다.

2021년 제2공항 사업과 관련 연합뉴스를 비롯한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가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 등 2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는 반대가 찬성보다 2.9∼7.3% 포인트 높게 나왔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 제2공항 예정지인 성산지역 주민들은 제2공항 건설에 대해 64.9%(한국갤럽), 65.6%(엠브레인)로 2개 여론조사 모두 찬성이 우세했다.

제2공항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이 내년께 마무리되면 제주도의 심의와 제주도의회의 동의 절차를 거친다.

제주도는 앞으로 진행할 계획인 환경영향평가 심의 단계에서 여러 쟁점 사항을 철저히 검증할 방침이다.

제주도의회 동의 절차까지 통과하면 국토부는 실시설계와 동시에 입지 주민에 대한 토지 보상을 진행하면서 입지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에는 설계 계획 승인·고시 등 사실상의 제2공항 착공 단계에 접어든다.

그러나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환경영향평가 심의·동의 과정에서 지역사회에서 찬반 논란이 거셀 것으로 보여 착공까지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의 환경영향평가서 작성, 제주도의 심의 및 제주도의회 동의, 기본설계 및 실시설계, 입지 지역 토지 보상 등의 과정을 고려하면 공항 착공까지만 앞으로 4년 안팎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착공 이후 공사 기간만 5년을 잡고 있어 완공 시기는 일러야 9년 뒤인 2034년이다.

제주 제2공항 활주로 조감도 제주 제2공항 활주로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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