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이 내려다보는 서울 용산구 해방촌. 푸른 초목과 주택, 크고 작은 상점이 어우러지는 정감 가는 동네의 골목 끝에 다다르면 레스토랑 소울이 등장한다. 페리에 주에 소사이어티 앰배서더인 윤대현, 김희은 셰프 부부가 운영하는 소울은 샴페인 하우스 페리에 주에와 닮았다. 식물학자인 피에르 니콜라스 페리에와 예술 애호가 아델 주에의 만남으로 탄생한 페리에 주에처럼 두 사람의 결합이 근간이 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국내외 파인다이닝 주방에서 양식 기반으로 경력을 쌓은 윤대현 셰프, 도예를 전공한 뒤 한식을 연구해온 김희은 셰프의 소울은 한국 문화의 정수를 소개하는 다이닝이다. “소울을 통해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한식을 전달하고 싶어요. 전래된 한식을 저희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것이 소울의 지향점이에요. 또 저희가 ‘한국적’이라고 생각하는 가치 중 하나가 바로 ‘정’이에요. 소울이라는 이름을 짓게 된 이유 중 하나죠.” 김희은 셰프가 말한다. 이때 정이란 넉넉함의 미덕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소울의 코스에는 밥과 국, 찬은 물론 식사를 마무리하는 면 요리가 등장한다. “한국인은 고기를 구워 먹은 후 국수를 먹잖아요. 이 같은 식문화를 재해석한 메뉴를 레스토랑 준비 단계부터 구상했어요. 윤대현 셰프가 이탈리아 요리를 오래 공부했기에 국수를 생면 파스타로 표현했고요.”
긴 시간 함께해왔지만 여전히 서로에게 배우는 점이 많다고 두 셰프는 입을 모았다. 김희은 셰프는 직업적 멘토로 윤대현 셰프를 꼽았다. “의연하고 묵직하면서 조용한 리더십에 자주 감명받아요. 레스토랑 운영을 지속하려면 팀을 잘 이끄는 리더십이 중요한데, 윤 셰프는 존중과 리더십을 갖췄어요.” 윤대현 셰프의 답변이 이어졌다. “김희은 셰프에게는 요리사로서 갖춰야 할 순수함이 있어요. 전체적인 운영을 생각하다 보면 신경 쓸 부분이 너무나도 많은데 100이면 100가지에 전력을 쏟아부어요. 타협하는 부분이 없다고 할 수 있죠. 덕분에 저 혼자라면 못했을 것들이 계속 만들어지는 거예요.”
지난 9월 열린 갈라 디너의 공간 구성 역시 김희은 셰프의 섬세함이 빛났다. 소울의 갈라 디너는 지하의 레스토랑으로 진입하기 전 1층에 마련된 웰컴 존에서 시작되었다. 페리에 주에 샴페인 보틀과 크고 작은 꽃, 샹파뉴 사진 등으로 장식된 공간에서 한입 요기의 맞이음식과 웰컴 드링크를 즐긴 뒤 지하로 내려가 본격적인 디너를 이어간 것. 이는 포도원을 둘러본 뒤 지하 셀러로 향했던 샹파뉴 메종에서의 경험을 재현한 결과다. “페리에 주에 소사이어티 셰프로서 셀러를 탐험한 감정적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다녀오자마자 리셉션 공간을 먼저 구상했죠. 리셉션에서 처음 들꽃을 마주하고, 한 층 내려와 미식과 마리아주를 즐기며 더 깊이 있게 음식과 연결되는 경험을 설계했어요.”
본격적인 디너 코스는 페리에 주에를 상징하는 아네모네로 문을 열었다. 세라믹 브랜드 무자기의 꽃 모양 백자 그릇에 검은깨 단호박칩으로 아네모네의 수술을 표현하고 캐비아를 곁들인 홍시 소스 오색 채소 소고기 냉채를 페리에 주에 그랑 브뤼와 짝지었다. 다음으로 페리에 주에 벨에포크 2015와 두 가지 해산물 요리가 차례로 등장했다. 그중 윤대현 셰프의 고향인 경북 포항의 대표 음식 한치물회는 토마토 방아 주스로 특유의 단맛과 감칠맛, 산미를 표현했다. 화룡점정은 페리에 주에 블랑 드 블랑을 부어 완성한 것이다. “흥미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어 샴페인을 소스로 활용했어요. 요리에 샴페인을 곁들이는 마리아주 외에 음식 속에서 조합하는 것도 재미있지 않나요?”
산뜻한 청량감이 특징인 페리에 주에 블랑 드 블랑과는 감자뇨키를 재해석한 감자전과 감태 된장 뵈르블랑을 곁들인 깻잎민어전이 어우러졌다. 메인 요리인 오리 디시와 파스타에는 페리에 주에 벨에포크 로제 2014를 페어링했는데, 소울만의 별미인 후식 파스타를 한우국밥 형태로 해석한 점이 흥미로웠다. “맑은 고기 국밥과 샴페인이 참 잘 어울려요. 소금으로만 간한 국물이 샴페인의 곡물 향, 그리고 산미와 조화를 이루거든요. 색다른 마리아주를 파스타로 표현해봤어요.”
두 셰프는 샹파뉴의 아름다운 정원과 고색창연한 저택을 떠올리며 페리에 주에의 발상지에 다녀온 소감을 전했다. “예술 작품과 가구, 조명을 살펴보니 같은 것이 하나도 없더라고요. 단순히 오래된 물건이 아니라 훌륭한 아트 피스가 세월을 지났을 때 우러나는 멋을 느꼈어요. 서울의 해방촌이야말로 세월의 멋을 골목골목 품은 지역이에요. 근처 공원에서 자연을 느끼고 골목을 지나 저희 레스토랑으로 오는 총체적 경험을 선사하고 싶어요. 메종 페리에 주에도 오랜 시간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된 것처럼 저희도 차곡차곡 쌓아나가야겠죠.” 새로운 시도에 늘 열정적인 두 셰프의 레스토랑이 샴페인처럼 무르익은 훗날을 상상해본다. 페리에 주에 벨에포크 블랑 드 블랑이 그렇듯 우아하고도 정교하며 농밀하면서 힘 있는 모습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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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ink Responsibly 경고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제품명 페리에 주에 제조국 프랑스 수입업소 ㈜ 페르노리카코리아
HAIR&MAKEUP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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