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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BBC방송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커맨더스 구단주와 워싱턴DC에 새로 들어설 37억달러 규모의 미식축구 경기장 이름을 ‘트럼프 스타디움’으로 짓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ESPN 보도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새 경기장을 건설할 수 있도록 해준 인물인 만큼 아주 아름다운 이름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커맨더스가 새 구장을 짓고 있는 부지는 원래 연방정부 소유였으나, 지난해 12월 이 부지를 워싱턴DC에 99년간 무상 임대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했다. 한 달 뒤인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과 동시에 해당 법안에 서명하며 새 구장 건설을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레빗 대변인의 답변은 백악관이 관련 논의를 공식 인정한 것처럼 비춰지는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ESPN 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 자신의 이름을 붙이길 희망하고 있으며, 아마 실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백악관과 커맨더스 지분 소유주 중 한 명과 비공식 접촉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랜도버에서 열린 커맨더스와 디트로이트 라이언스와의 NFL 경기를 관람하고, 하프타임에 열린 참전용사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커맨더스의 새 구장 명칭에 본인 이름을 넣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으나, 아직까지 관련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 NFL 구장은 대기업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명명권을 획득하는 사례가 많다. 미네소타 바이킹스의 ‘US 뱅크 스타디움’, 시애틀 시호크스의 ‘루먼 필드’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 시카고 베어스의 ‘솔저필드’, 그린베이 패커스의 ‘램보필드’처럼 창설자 또는 지역을 기념한 비상업적인 이름도 존재한다.
이번 ‘트럼프 스타디움’ 구상은 법인 명명권 매각이 아닌 대통령의 ‘공적 기여’에 대한 헌정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만약 현실화한다면 금장으로 치장된 트럼프 호텔, 골프장, 빌딩 등 기존 트럼프 브랜드 자산에 미국 수도의 대형 경기장이 추가되는 셈이다.
다만 특정 인물을 기념해 개인 이름을 넣으려면 경기장을 커맨더스에 임대할 워싱턴DC 의회와 연방정부 소유인 새 경기장 부지를 관리할 국립공원관리청에 최종 권한이 있다고 앞서 ESPN은 보도했다.
BBC는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평했다. 실제 그는 최근 백악관에서 동관을 철거하고 금으로 장식된 대규모 연회장을 짓기 시작했다. 아울러 링컨기념관 맞은편 내셔널몰에 아치형 조형물 ‘트럼프 개선문’ 건립을 제안하고, 케네디센터 명칭을 ‘도널드 트럼프 예술센터’로 변경하는 입법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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