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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토허구역 효력이 발효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7일까지 실거래가 신고된 서울 전 자치구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총 489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2219건)에 비해 확연한 감소폭(1730건·78.0%)이다.
이는 일단 서울 25개 전 자치구가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실거래가 신고가 더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토허구역으로 지정되면 관할 관청으로부터 통상 2주 정도의 심사를 거쳐 토지거래허가를 받고 정식 매매거래 계약을 맺어야 하며, 이후 30일 이내 실거래가 신고를 하면 돼서다.
다만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자치구별 거래량 차이가 너무 크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7일까지 강남구는 80건(전년동기대비 51.8% 감소), 서초구는 45건(61.9% 감소)의 거래량을 기록한 가운데 송파구는 210건으로 전년동기(153건) 대비 오히려 37.3% 늘었다. 서울 대표적 학군지이자 대규모 정비사업이 전개 중인 양천구도 30건(67.4% 감소)의 선방한 거래량을 보였다.
반면 나머지 자치구들은 대부분 한 자릿수대 거래량을 기록하며 사실상 거래절벽에 직면했다. 토허구역으로 묶인 이후 3주가량 시간이 흘렀지만 강북구와 노원구는 단 한 건의 거래도 신고되지 않았다. 관악·성북·영등포구는 단 1건에 그쳤고, 도봉·종로·중랑·마포·성동구도 단 2건의 거래량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특히 업계에선 이들 자치구도 시간이 흐를수록 입지별로 거래량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금융 부동산수석위원은 “강남3구와 용산구와 같이 입지 좋은 자치구는 충분히 실거주하기 좋고 향후 집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기 때문에 토허구역에 묶여도 거래가 꾸준히 이뤄진다”며 “토허구역 지정이 성동·마포구 보다 노도강과 같은 외곽지역에 파급력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향후 서울 외곽지역 거래절벽이 지속할 경우 거주민들의 불만이 소송전 등을 통해 표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토허구역과 함께 지정된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 적법성 여부를 놓고 치열한 설왕설래가 이어진 마당이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서울 도봉·강북·중랑·금천구, 경기 의왕시, 성남 중원구, 수원 장안·팔달구 등 8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은 것은 “위법”하다며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조정대상지역 지정 처분 취소 등’을 구하는 행정소송 채비에 나서기도 했다.
주택법 및 시행령에 따르면 조정대상지역은 지정한 날이 속하는 달의 직전 달부터 3개월의 주택가격상승률이 해당 지역이 속하는 시·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한 지역만 지정할 수 있다. 개혁신당 법률자문위원회는 국토부가 ‘7~9월’이 아닌 ‘6~8월’ 통계를 적용하면서 8개 지역이 위법하게 조정대상지역이 됐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 심의·의결 시점 9월 통계가 공표되지 않았으므로 가장 가까운 달인 6∼8월 통계를 토대로 규제지역을 적법하게 지정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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