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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태훈은 9일 제주도 서귀포시 테디밸리 골프앤리조트(파72)에서 열린 KPGA 투어 2025시즌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11억원) 최종 4라운드까지 합계 1언더파 287타를 기록해 공동 29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시즌 마지막 대회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옥태훈은 올 시즌 6월 제68회 KPGA 선수권대회와 군산CC 오픈, 지난달 경북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시즌 3승을 쓸어담았다. 옥태훈은 이미 지난 2일 렉서스 마스터즈를 마친 뒤 제네시스 대상을 확정했고,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상금 랭킹과 평균 타수, 다승 1위를 달렸다.
상금왕의 유일한 경쟁자였던 상금 랭킹 2위 이태훈(캐나다)이 이번 대회 2라운드 후 기권하면서 옥태훈은 상금왕(10억 7727만원)을 확정했다. 그는 시즌 최고 선수의 지표인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을 한꺼번에 획득했고 시즌 평균타수 1위를 유지해 덕춘상(최저 타수상·69.57타)을 받았다. 또 다승왕(3승)까지 품에 안았다.
◇최경주·김경태·배상문…당대 최고만 달성한 4관왕
제네시스 대상, 상금왕, 덕춘상, 다승왕 등 주요 개인 타이틀 4관왕을 차지한 건 1997년 최경주, 1999년 강욱순, 2007년 김경태, 2009년 배상문, 2024년 장유빈에 이어 KPGA 투어 역대 5번째 대기록이다. 당대 최고의 선수들만 달성한 대기록이다.
KPGA는 다승왕을 따로 시상하지 않지만 ‘톱10’ 피니시상을 준다. 옥태훈은 올해 10차례 ‘톱10’에 올라 이 부문 상까지 거머쥐었다.
2018년 KPGA 투어에 데뷔한 옥태훈은 그동안 아시안투어에서는 1승을 거뒀지만 KPGA 투어에서는 지난해까지 7년간 122개 대회에 출전해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진 게 수차례였다. 올해는 180도 달라졌다. 첫 우승은 6월에 나왔지만 개막전부터 8개 대회에서 준우승 1회를 포함해 ‘톱5’에만 5차례 오르며 대부분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펼쳤다.
옥태훈은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258.67m로 장타자는 아니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이 전체 6위(65.30%)로 높고, 그린 적중률도 20위(72.47%)로 높은 편이다. 샷 정확도가 뛰어나다는 뜻이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 약점이라고 생각한 퍼트를 기본부터 교정했더니 평균 퍼트 수 3위(그린 적중시 1.73)로 퍼트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평균 버디율(25.21%), 파 브레이크율(25.89%) 모두 옥태훈이 1위다.
옥태훈은 가장 달라진 점으로 ‘멘탈’(정신력)을 꼽았다. 그는 “‘경기가 안 풀려도 웃어라’는 어머니의 조언을 따랐더니 우승이 따라왔다”며 “전 홀에서 실수가 나오더라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임했다. 화가 날 때도 웃으려고 노력했더니 경기가 잘 풀렸다”고 했다.
◇해외 진출 문 활짝…“100점 만점에 200점 줄래요”
이제 옥태훈은 KPGA 투어를 넘어 미국 무대를 바라본다. 그는 제네시스 대상 수상으로 다음달 12일부터 시작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 최종전 출전 자격을 얻었다. PGA 투어 Q스쿨에서 5위 이내에 들면 내년 PGA 투어에서 뛸 수 있고, 5위 밖으로 밀려도 순위에 따라 콘페리투어(2부)에서 활동할 수 있다.
아울러 옥태훈은 제네시스 대상으로 유럽 DP 월드투어 1년 출전권에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틀랜드 오픈 출전 자격도 따냈다. 해외 투어 진출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셈이다.
옥태훈은 4관왕을 확정한 뒤 취재진과 만나 “100점 만점에 200점을 주고 싶은 시즌”이라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홀로 뒷바라지 하신 어머니와 돌아가신 아버지가 가장 생각난다”고 했다. 옥태훈은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뒤 홀어머니인 고정숙 씨 밑에서 자랐다. 그는 “아버지가 살아 계셨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래도 옥씨가 KPGA 투어에서 대상을 탄 건 처음인 것 같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도 기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옥태훈은 내달 초 일찌감치 미국에 들어가 Q스쿨을 준비한다. 그는 “미국에 처음 가보는 거라 일찍 가서 적응하려고 한다. 아이언 샷과 쇼트게임이 더 정교해야 한다. 한국과 잔디가 달라서 그 점에 유의하면서 연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DP 월드투어에는 무조건 진출하려고 한다. 2월까지 훈련하고 3월부터는 DP 월드투어에서 활동할 생각이다. 해외 투어에서 못 할 거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DP 월드투어 1년 시드가 있으니까 결과에 상관없이 한번 도전해 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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