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8일 토요일 밤, MBC ‘놀면 뭐하니?’가 새로운 예능 실험으로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번 주제는 ‘인기 없는 사람들의 모임’, 일명 ‘인사모’. 국민MC 유재석과 하하의 진행 아래 허성태, 현봉식, 한상진, 김광규, 투컷, 허경환, 정준하, 최홍만까지—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9인의 남자들이 ‘인기 부활’을 걸고 모였다. 겉보기엔 화합의 자리 같지만, 실제론 웃음과 견제가 교차하는 예측불허의 예능 접전이 펼쳐졌다. 방송 직후 진행된 공식 인스타그램 인기 투표는 댓글과 좋아요가 폭주하며 뜨거운 반응을 입증했다.
첫 회부터 반전이 연속이었다. ‘오징어 게임’ 이후 대세로 떠오른 허성태는 팬카페 회원 수가 10배로 급상승하며 부러움을 샀고, 개그맨 허경환은 오히려 팬 수가 줄었다는 ‘웃픈 현실’을 공개해 폭소를 자아냈다. 반면, 에픽하이의 투컷은 “나 130만 유튜버야!”라며 자존심을 세웠지만, 끝내 ‘인사모’ 최하위를 기록하며 역대급 굴욕을 맛봤다. 특히 한상진이 “허성태는 스태프 7명 데려오고 나는 매니저 한 명뿐”이라며 질투 어린 농담을 던지자 현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단연 인기 순위 발표였다. 유재석이 호명한 결과는 모두의 예상을 뒤집었다. 1위 김광규, 2위 허성태, 3위 하하, 4위 정준하, 5위 허경환, 6위 현봉식, 7위 한상진, 8위 최홍만, 9위 투컷. “이 방송국 것들!”이라며 격분한 투컷의 리액션은 그 자체로 명장면이었다. 허경환이 허성태에게 “그건 오징어 빨(?)이야”라며 질투 섞인 농담을 던지자 모두가 폭소했다.
인기 없는 스타들의 ‘입덕 전략 회의’는 아이돌 팬덤 문화를 패러디한 명장면으로 꼽힌다. 김광규는 ‘열애설 걱정이 없다’는 특이한 장점(?)으로 1위를 지켰고, 하하는 ‘팬이라고 해도 외모 관리 안 한다’는 가혹한 평을 받았다. 정준하는 “팬이 많지 않아 나를 기억해줄 것 같다”는 평에도 ‘팬한테 삐질 것 같다’는 단점으로 웃음을 줬다. 이들의 진심 반, 예능 반 토론은 ‘인사모’의 존재 이유를 더 코믹하게 부각시켰다.
이후 회의는 점점 아이돌 그룹을 방불케 했다. 팬클럽 창단, 팬사인회, 공식 컬러 지정까지, ‘인기 부활 프로젝트’에 불이 붙었다. 하하는 “정준하의 사업 아이템으로 ‘바가지 굿즈’ 만들자”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았고, ‘아육대’ 패러디 버전인 ‘아저씨 육상대회’ 개최까지 논의되었다. 유재석이 제안한 ‘강원도 영통 팬미팅’도 화제를 모으며 멤버들의 자조 섞인 의욕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그 와중에도 진심은 있었다. 현봉식은 “팬이 없다는 걸 담담히 받아들인다”고 솔직하게 고백했고, 정준하는 “스스로 인기 없다고 단정 짓지 말자”며 동료들을 격려했다. 유재석은 “더 밝은 빛을 내기 위해 모인 거다”라며 팀워크를 다졌고, 주우재 역시 “포텐이 있다는 뜻”이라며 따뜻한 응원을 보탰다. 반면 투컷은 “진행을 인기 많은 둘이 해서 그렇다”며 유재석과 하하의 테이블 크기까지 저격해 현장을 다시 웃음 속으로 몰아넣었다.
마지막으로 한상진의 고백이 분위기를 바꿨다. “한 달만 안 보이면 ‘요즘 뭐 하세요?’라는 말이 제일 서럽다”며 울컥한 그는 “가만히 있는 것보다 뭐라도 해보자”는 결심으로 멤버들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했다. 유재석은 “이제 진짜 시작이다. 숨은 팬심을 끌어올리자”고 말했고, 멤버들은 만장일치로 주간 인기 투표를 이어가기로 결의했다. 꼴찌 투컷은 “내가 영원히 꼴찌일 줄 알아?”라며 도전장을 던졌고, 유재석은 “당신의 스타에게 투표하세요!”를 외치며 ‘인사모’의 다음 편을 예고했다.
‘인사모’는 결국 스스로를 웃음으로 구원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인기의 무게보다 관계의 온도를 택한 이들의 케미가, 다시 예능의 진심을 보여줬다. 과연 다음 주에는 어떤 반전이 기다릴까. ‘놀면 뭐하니?’가 또 한 번, 주말 밤을 점령했다.
Copyright ⓒ 스타패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