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 아메리칸드림몰에서 열린 뉴욕 한류박람회에서 만난 한 바이어는 “미국 전역에서 K가 붙은 한국 제품은 불티나게 팔리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로 대변되는 한류가 최전성기를 맞았다. 이에 발맞춰 산업통상부와 대한무역투자공사(KOTRA·코트라)가 진행한 한류박람회가 북미에서 처음 열렸다. 글로벌 유행·유통의 심장부인 뉴욕에서도 통할 정도로 K상품의 인기는 뜨겁다 못해 불태울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박람회에는 국내 중소 ·중견기업 100개사 및 바이어 235개사, 참관객 2만여명이 몰리며 흥행 열기를 내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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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라면에 한과도 등장…가성비에 품질도 우수
이번 박람회는 현지 바이어-우리 수출기업간 1 대 1 B2B(기업 간 거래) 수출 전시상담회,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판촉 쇼케이스, 한류 체험관 운영(몰입형 마케팅), 한류스타 공연, CSR 활동(사회적책임, 문화-산업 융복합 활용 상생) 등으로 다채롭게 꾸며졌다. 특히 대표 프로그램인 K컬처와 K소비재가 만나는 수출 전시상담회에는 1400여건에 달하는 수출상담이 진행되며 식품·화장품·패션 등 다양한 소비재에 대한 수출 확대의 판로가 마련됐다.
현장에는 우수한 품질과 가성비로 이미 세계시장을 공략한 화장품 외에도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식품 관련 부스에 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 중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한강라면 제조기기, 유기농 과일 등을 판매하는 부스가 눈에 띄었다.
한강라면 기기 판매 상담 부스에서 만난 업체 관계자는 “이미 K콘텐츠에서 선보인 한국산 라면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한강라면 기기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단순히 라면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온수 등 정수기 기능도 갖춘데다 현지와 비교하면 가격도 경쟁력이 있어 미 현지 유통업체나 소비자들도 판매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체 관계자는 “K팝 스타가 노출했거나 관련 콘텐츠에서 선보인 식품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이 소비하는 유기농 제품과 한과 등 전통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작년보다 매출이 2배 가량 늘었다”며 “미 현지에 생산·유통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K소비재 중 가장 큰 수출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단연 식품 분야(2024년 기준 27.3%)다. 농수산식품은 한류 열풍을 이끈 드라마·영화 등 콘텐츠에 힘입어 매년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2021년 102억2900만달러에서 2024년 116억6400만달러로 3년 새 14%가 늘었다. 올 9월 현재는 92억5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1%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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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도 흥행에 한못…K소비재 역직구도
북미 한류 열기는 행사 둘째 날인 7일 진행한 B2C 판촉 쇼케이스에도 여전했다. 이날 한류 콘텐츠 체험과 K소비재 구매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몰입형 한류마케팅 무대도 꾸며졌다. 입구에서는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홍보대사(하지원·태민·화사)가 박람회를 소개했으며, K뷰티 메이크업쇼, K푸드 쿠킹쇼, 한류스타 의상존 등 다양한 체험 이벤트가 인기를 끌었다.
넷플릭스와 협업해 운영한 K콘텐츠 홍보관에는 참관객이 드라마 주인공이 돼 사진을 찍는 ‘홀로그램 포토부스’엔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 운영한 뮤지엄 굿즈관, 에스파 한복·의상 체험관에도 참관객 발길이 이어졌다. 현지에서 만난 한 참관객은 “미국 학교에서 핼러윈 데이를 진행하자 ‘케데헌’이나 ‘오징어 게임’ 의상을 입고 온 학생들도 상당수였다”며 “특정 연령층에 국한되지 않고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한국 문화의 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개막 축하공연에는 뉴욕 한류박람회 공식 홍보대사를 맡은 하지원, 태민, 화사가 등장해 뉴욕 관객을 열광시켰다. 이날 팬미팅과 사인회를 진행하며 K뷰티·패션·푸드 붐 조성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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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부와 코트라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K소비재 수출확대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선 수출 바우처 활용, 현지 인증 컨설팅 등을 통한 K-소비재 해외 인증 서비스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또 소비재 유망지역 해외공동 물류센터 확대 등 소비재 특성에 맞는 물류 인프라를 올해 302개에서 2030년 400개로 늘릴 방침이다.
K소비재 역직구 확대에도 나선다. 글로벌 핵심 온라인 플랫폼인 아마존, 이베이, 쇼피, 큐텐재팬 등을 통해 국내 소비재 기업들 입점 및 마케팅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K소비재 판매대행 업체는 “한국 화장품, K팝 제품, 생활용품 등에 대한 구매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며 “역직구를 통해서만 올해 판매가 150%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무역협회 통계시스템 MTI 기준에 따르면 5대 유망 소비재인 농수산식품·화장품·생활용품·패션·의약품 수출액은 △2021년 384억1100만달러 △2022년 394억4400만달러 △2023년 372억1200만 달러 △2024년 427억3600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 추세다. 올 9월 현재는 342억8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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