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8일차 - 휴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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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8일차 - 휴식 2

시보드 2025-11-08 22:00:01 신고

내용:

내 글들이 실베를 갔다. ㅈㄴ 부끄럽더라 ㅅㅂ
가뜩이나 술 먹고 갬성 올라와서 싸지른 갬성똥글 가득한데
이젠 실베 가서 지우거나 수정할 수도 없다. 어카냐...

아무튼 전날 처음 본 한국인 셋이 반가웠어서
아침 멕여 보내려고 전날 마트에서 나 먹으려고
사다 둔 삼겹살을 구워주기로 했다.
안그래도 셋 다 늦게 출발하는 상황이라 아침 먹고 가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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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리는 할 줄 모르지만 고기 하나는 기깔나게 굽는다.
친구들 먹어보고 감탄함
이베리코 고기 진짜 맛있긴 하더라. 그리고 이렇게 싸다니
신기한건 이베리코 등심은 소기름 줄줄인데
이베리코 삼겹살은 돼지기름이 안나온다.

아무튼 친구들 아침 든든히 멕이고 보내니 뿌듯하더라.
걷는 동안 그들의 고민이 잘 정리되고 무사 완주하길. 부엔 까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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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난 역시 또 할게 없어서 내내 누워서 냉찜질
집 방구석에선 이러고 유튭 보고 있으면
그렇게 시간이 잘가는데 여기선 왜케 안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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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엔 신라면과 남은 삼겹살
난 입이 짧은 편이었는데 여기 와서 입이 터졌다.
라면 하나 먹으면 배가 꽉 차던 사람인데.....

게다가 주량도 보통 소주 1.5병이나
or 맥주 500 세 잔 마시면 잠들었었는데

여기선 지금 약 먹기 전까지
매일 와인 1병 + 맥주 7~8캔 씩 먹는다.
오늘이면 약 다 먹으니까 내일부터 다시 또 술 먹어야지

살이 더 쪄서 돌아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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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시간...
이 점심 먹을 쯔음이면 다음 마을에 도착했을텐데
그리고 내가 첫 날 무리만 안했더라면
친구들과 헤어지는 일은 없었을텐데
다 내가 만든 문제들이니 하소연할 순 없고.
자책하자니 외로움이 밀려 들고.

비수기의 겨울 순례길은 외로움과의 싸움 같다.
한국 사람이 없다는 것 만큼 외로운게 없다.
친구들 다 보낸 후에 오늘은 또 다른 한국인들 오겠지 했는데
양인들만 단체로 열몇 명 들어와선 자기들끼리 신났다.
이럴 때 더 고독해지는 것 같다.

더군다나 이 쉑덜이 내가 냉장고에 넣어둔
콜라랑 이런 저런 음식들을 내가 누워있을 때 몰래 먹음
내가 내 음식 어디 갔노 냉장고 뒤지다가 갸들 쳐다보니
날 쳐다보고 있다가 지들끼리 눈길 슬그머니 마주치더니
뒤 돌아선 숨 죽여 크큭 웃더라 ㅡㅡ
선진국맨들에게 실망감이 크다.

그냥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 마음만 생기는데
계속 다독였다. 이것도 내가 정신적으로 배우는 무언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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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일 누워 있는게 지겨워 저녁 먹으러 나왔는데
공원에서 야시장 같은 것이 열린 듯 하더라. 공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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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오면서 지나오는 길에 케밥을 봤었는데
아 지겹다. 케밥은 그만 먹어야지 했거든
근데 이 때깔 고운 고기를 보고 무슨 바베큐지 먹어 보자
했드만 케밥이었다. 껄껄 심지어 6유로 더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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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로스에 당연히 초콜릿을 주는 줄 알았더니 안주더라.
설탕 뿌려줄까 하길래 조금만 했드니 너무 조금 뿌렸나
좀 쓰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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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면서 이것 저것 먹어봤다.
배가 그리 고프지 않았는데 우겨넣었다.
외로움을 먹는 걸로 떼우는 걸까. 살만 쪄서 가겠네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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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도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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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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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주말)이어서 인지, 아니면 무슨 날인건지
도로를 막더라. 차 없는 거리 같은거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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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게가 양인들로 가득 찼다. 똥양인은 나 뿐.

전 글에 댓글로 똥고집이라고 하는데
공립 알베르게는 아파도 최대 3일까지 밖에 못쉬어서
어짜피 내일이면 강제 퇴실이다. 무조건 가야 한다.

무릎에 이젠 통증이 있진 않은데 불편하다.
뭔가 찬 느낌? 걷다 보면 무릎 안에 뭔가가 걸리는 것처럼 느껴짐
아마 물이 찼거나 염증이 생겼거나 뭐거나 하지 않을까.

아무튼, 내일은 가야 한다. 이제는 가야할 때가 왔다.
욕심내서 기간 좀 줄여보려다가 오히려 다쳐서 쉬냐고 더 걸렸다.
내가 한심하지만 이것도 나름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머무르면 내 정신 상태도 많이 무너져서 안될 것 같다.

내일은 다시 힘내야겠다. 내 길에 축복이 따르길. 부엔 까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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