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을 잇는 동해고속도로 포항~영덕 구간(30.9㎞)이 정식 개통됐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자료사진.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총사업비 1조6115억 원, 착공 후 9년 만에 완공된 대형 국책사업인 포항~영덕 고속도로가 8일 오전 10시 개통됐다. 이번 개통으로 포항 북구 흥해읍에서 영덕군 강구면까지의 이동시간이 42분에서 19분으로 23분 단축된다. 주행거리는 기존 37㎞에서 31㎞로 줄었다.
이번 개통으로 포항과 영덕은 사실상 ‘30분 생활권’ 으로 묶이게 됐다. 기존에는 국도 7호선을 따라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지나야 했지만, 고속도로가 뚫리면서 직선화된 노선 덕분에 이동 효율이 크게 개선됐다. 포항의 주요 산업단지와 영덕의 관광·항만 시설이 한 축으로 연결되면서, 두 지역 간 경제·생활 교류의 속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 포항 도심에서 영덕 강구항까지 차량 이동이 몰리던 구간의 병목 현상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영덕군민 입장에서는 포항 의료·교육·쇼핑 인프라 접근성이 높아지고, 포항 시민들은 영덕 해안 관광지 방문이 훨씬 수월해진다.
이번 동해고속도로 포항~영덕 구간의 또 다른 특징은 국내 최초로 터널 내부에 위성항법시스템(GPS) 신호를 중계하는 기술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긴 터널 구간에서 GPS 신호가 끊겨 내비게이션이 작동하지 않거나, 지도에서 차량 위치가 멈춘 것처럼 표시되는 불편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구간에서는 터널 내에서도 정확한 위치 정보가 실시간으로 제공돼 주행 안전성이 크게 향상됐다.
GPS 재송신 장비를 적용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주요 산악 터널 구간에도 확대 적용될 계획이다.
포항∼영덕 고속도로 위치도. / 국토교통부 제공
이 구간은 단순한 교통 인프라를 넘어 경북 동해안 관광 루트의 핵심 축으로 설계됐다. 포항~영덕 고속도로에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휴게소가 조성됐다. 건축물 외형은 선박 모양을 본떠 만들었고, 내부에는 영덕 대게·포항 과메기 등 지역 특산품 전시·판매존이 들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휴게소 건물 디자인과 내부 콘셉트를 지역 상징물과 연계해 관광객이 단순 통행자가 아니라 머무는 이용자가 되도록 기획됐다. 실제로 포항 영일대·호미곶, 영덕 해맞이공원 등 주요 관광지를 잇는 동선상에 위치해 있어, 연중 관광객 이용률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통으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곳 중 하나는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와 영덕군 해양특화산업지구다. 기존에는 영덕항에서 포항항으로 물류를 옮길 때 40분 이상 소요됐으나, 고속도로 이용 시 20분 이내로 단축된다.
도로공사는 물류비용이 약 30% 절감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포항은 철강, 2차전지, 첨단소재 등 수출 중심 산업단지가 집중돼 있고, 영덕은 풍력·수산 가공산업이 발달한 지역이다. 두 축을 연결하는 고속도로가 완성되면서, 향후 산업 연계·공동 물류망 구축이 가능해진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개통이 단순한 지역 도로 개선을 넘어 국가 간선도로망 구축의 핵심 단계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주요 고속도로망은 동서 9축, 남북 10축으로 나뉘며, 이번 구간은 남북 10축(동해선) 의 마지막 미완성 구간 중 하나였다.
이우제 국토부 도로국장은 “포항~영덕 구간 개통으로 남북 10축의 연속성이 강화됐다”며 “강릉~속초, 삼척~울진 등 잔여 동해선 구간도 차질 없이 추진해 2030년까지 완전 개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계획이 완료되면 부산에서 속초까지 4시간대 주행이 가능해지고, 강원·경북 동해안 전역이 하나의 물류축으로 묶인다.
개통을 앞두고 지역 주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통행료와 노선 연결 방식이다. 도로공사에 따르면 이번 포항~영덕 구간은 민자사업이 아닌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됐기 때문에, 한국도로공사 요금체계(㎞당 약 52원 수준) 가 그대로 적용된다. 포항IC에서 영덕IC까지 통행료는 소형차 기준 약 1600원 내외가 될 전망이다.
노선 연결은 남쪽으로 포항IC에서 동해고속도로(포항~울산)와 직결, 북쪽으로는 영덕IC를 통해 국도 7호선, 향후 영덕~울진 고속도로 구간으로 이어진다. 즉, 이번 개통이 향후 동해안 전 구간 고속도로 연결의 중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영덕 휴게소 조감도. / / 국토교통부 제공
도로공사는 개통 첫 주말인 9~10일 양일간 이용 차량 급증을 예상하고 있다. 포항 영일대 해수욕장, 강구항, 삼사해상공원 등 주요 관광지로 향하는 차량이 몰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개통 당일 오전에는 무료 시승행사와 차량 시범주행이 병행돼 일부 구간 통제가 있을 수 있다. 운전자들은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를 미리 완료하고, 혼잡 시 국도 7호선이나 지방도 20호선을 이용하면 좋다.
포항~영덕 고속도로는 단순한 이동 효율 개선을 넘어, 동해안권 균형 발전 프로젝트로 평가받는다. 국토부는 향후 영덕~울진, 삼척~강릉 구간까지 완성되면, 부산항에서 속초항까지 연결되는 해안 물류 대동맥이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통해 동해안권 주요 항만 간 연계 운송이 빨라지고, 관광객 유입 역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포항과 영덕이 물류와 관광을 동시에 키워나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고속도로 개통이 지역 경제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동해고속도로 포항~영덕 구간 개통은 단순한 도로 확장이 아니라, 경북 동해안권 전역을 하나로 잇는 생활·경제·관광 네트워크의 시작점이다. 이동시간 42분에서 19분, 그 23분의 차이가 지역의 산업 구조와 일상 지도를 새로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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