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예고되면서 난방비 폭탄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한 달에 10만~20만원에 달하는 난방비 부담에 보일러를 켜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대다수 가정에서 난방비를 아끼려고 습관적으로 누르는 버튼 하나가 오히려 요금 폭탄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보일러 이미지
문제의 버튼은 바로 '외출모드'다. 집을 비울 때 난방비를 아끼려는 목적으로 외출모드를 누르는 가정이 대부분이지만, 이는 잘못된 사용법이다. 보일러 전문가들은 외출모드가 난방 절약과는 무관한 기능이라고 입을 모은다.
외출모드의 실제 용도는 배관 동파 방지다. 이 모드를 작동시키면 보일러는 배관이 어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온도만 유지하며, 사실상 거의 꺼진 상태로 전환된다. 이로 인해 실내 온도는 급격하게 하락한다.
문제는 귀가 후 다시 난방을 시작할 때 발생한다. 크게 낮아진 실내 온도를 원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소비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실내 온도를 1도 높이는 데 가스 사용량이 7%씩 증가한다.
만약 외출모드로 인해 실내 온도가 10도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20도로 회복해야 한다면, 10도를 올리는 과정에서 가스비가 70%나 추가로 발생하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외출모드 사용이 난방비를 더 증가시키는 역효과를 낳는다.
실제 사례도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한 가정은 매일 외출 시 외출모드를 사용해 월 15만원의 난방비가 나왔으나, 외출모드 대신 온도 조절 방식으로 바꾼 후 9만원으로 감소했다. 한 달에 6만원을 절감한 것이다.
외출 시에는 외출모드 대신 실내 온도 3~5도 낮춰서 설정하기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외출 시 난방 관리법은 간단하다. 외출모드를 누르지 말고, 평소 설정 온도에서 3~5도만 낮춰두고 나가면 된다. 예를 들어 일상적으로 22도를 유지한다면, 외출 시에는 17~18도로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실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지 않아 귀가 후 온도를 높일 때 에너지 소비가 훨씬 적다. 이 방법만으로도 월 3만원 정도의 난방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외출모드는 언제 사용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2~3일 이상 장기간 집을 비울 때만 외출모드를 작동하라고 조언한다. 명절이나 여행 등으로 며칠간 집을 비우는 경우가 해당된다. 다만 이때도 기상 예보를 확인해 영하 12도 이하로 내려가는 강추위가 예상되면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 / 뉴스1
외출모드 사용 중단 외에도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보일러 모드는 주택 단열 상태에 따라 선택하되, 단열이 잘 된 집은 실내 모드를, 외풍이 심한 집은 온돌이나 예약 모드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온수 온도 설정도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40도, 겨울철에는 50도로 맞춰두면 찬물을 섞지 않고 바로 사용할 수 있어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 양치질이나 손 씻기 등 짧은 시간 물을 사용할 때는 냉수를 쓰는 습관도 도움이 된다.
사용하지 않는 방이 있다면 싱크대 아래 밸브를 반쯤 잠가두는 것도 방법이다. 보일러 청소는 1년에 1회 실시하면 효율이 10~20% 향상된다. 10년 이상 사용한 보일러는 콘덴싱 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또 실내 습도를 40~60%로 유지하면 체감 온도가 2~3도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창문에 뽁뽁이를 창틀 전체에 붙이면 난방비를 약 10% 줄일 수 있으며, 바닥에 러그나 카페트를 깔아 열기를 보존하는 것도 유용하다.
겨울철 난방 효과를 높이기 위해 창문에 뽁뽁이를 붙이고 있는 모습
전문가들은 난방비 절약의 핵심은 한 번 데운 난방수의 온도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밤에 따뜻하게 데워놓은 온도를 겨울 내내 24시간 열 손실 없이 보존하는 것이 난방비 절약의 지름길이라는 설명이다.
이러한 방법들을 종합적으로 실천하면 최대 50%까지 난방비 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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