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SBS가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손잡고 선보인 고품격 크라임 다큐멘터리 4부작 '괴물의 시간’이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동시간대 비드라마 장르 시청률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넷플릭스 TOP3에 오르며 작품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1·2부에서는 전처의 증언을 통해 드러난 연쇄살인범 이춘재의 충격적인 실체가 31년 만에 최초 공개되며 시청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어지는 3·4부에서는 영화 ‘범죄도시2’의 모티브가 된 필리핀 연쇄 납치·살인 사건의 주범, ‘살인기업 CEO 최세용’의 실체를 파헤친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필리핀에서 한국인 유학생과 여행객이 잇따라 납치·감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교민 커뮤니티를 통해 영어 공부나 관광을 도와주겠다며 접근한 이들은 사실상 최세용 일당이었다. 그들은 피해자를 차에 태우는 순간 돌변해 폭행과 협박을 가했다.
생존자는 “비닐봉지를 씌운 다음 목을 조르더니, 제가 꺽꺽 하니까 풀고 또 조르고, 결국 차라리 죽여달라 하니까 최세용이 ‘아니야, 넌 살 수 있어. 좀 더 노력해봐’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피해자들을 잔혹하게 폭행하고 돈을 갈취한 뒤, 신고를 막기 위해 약점을 잡고 흔적을 지우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경찰은 최세용 일당이 최소 19명을 납치하고 7명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하며, 이 중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16세에 절도로 첫 범죄를 저질렀던 최세용은 출소 후 공범 김종석, 김성곤과 함께 국내외 강도와 살인 사건을 잇달아 일으켰다. 안양 환전소 여직원 살인 사건, 일본 원정 강도, 필리핀 납치 살해까지 모든 범죄의 중심에는 최세용이 있었다.
한 피해자는 “총을 들이대고 ‘너 납치된 거야’라며 ‘사람을 많이 죽여봤는데 총 쏴도 바로 안 죽는다. 고통스럽게 죽는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2012년 필리핀에서 공범들이 검거된 후 태국으로 도주한 최세용은 결국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다. 그러나 그는 시신이 발견되지 않은 피해자 4명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괴물의 시간’에서는 필리핀 경찰의 추적 과정과 체포 당시의 현장을 담은 미공개 영상이 최초 공개된다.
현재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최세용은 제작진에게 직접 편지를 보내왔다. 자신을 ‘미랭시(未冷尸)’, 즉 ‘아직 식지 않은 송장’이라 표현하며 섬뜩한 내면을 드러냈다. 제작진은 최세용의 자필 편지와 수사기록을 토대로 ‘살인기업 CEO’ 최세용의 실체를 분석하고,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피해자들의 마지막 흔적을 추적한다.
SBS ‘괴물의 시간’ 3부 ‘살인기업 CEO 최세용’은 8일 밤 11시 10분, 4부 ‘미랭시(未冷尸)’는 오는 9일 일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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