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과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두 축을 동시에 잡으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11월 7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대표 김원경)가 판교창업존에서 개최한 ‘제35회 스타트업 815 IR-SEED’ 현장은 그 흐름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번 IR은 단순한 친환경 기술이 아닌, 제조·에너지·환경 분야의 ‘현장 효율화’를 중심으로 실질적 기후 대응 솔루션을 제시한 자리였다.
기후테크는 이제 ‘환경 보호’라는 선의의 담론을 넘어, 산업의 경쟁력 재편을 이끄는 핵심 기술영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은 실제 산업 공정 개선과 탄소 감축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며 투자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중에서도 경기혁신센터 보육기업인 에코넥트(Econect)와 쓰리아이솔루션(3i Solution)이 두드러졌다.
에코넥트는 AI 기반 폐기물·재활용 소재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제조 공정에서 소재 수급과 물성 예측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제조업의 원자재 불안정성과 환경 부담을 동시에 줄이는 솔루션으로 평가받았다.
쓰리아이솔루션은 PGNAA(즉시감마중성자분석)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성분 분석 시스템을 선보였다. 에너지 및 소재 산업에서 품질관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로, 현장 중심의 정밀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번 IR에는 NH투자증권, 포스코기술투자, MYSC, 센트럴투자파트너스, LX벤처스, KH벤처파트너스, 젠엑시스, 투잇인베스트먼트,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노스마운틴엔젤클럽 등 다수의 주요 투자사가 참여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자리는 기업들의 기술 독창성, 시장 확장성, 글로벌 진출 가능성 등을 중심으로 심도 있는 질의와 토론이 이어지며 활발한 후속 논의로 연결됐다.
업계 관계자는 “기후테크는 투자시장에서도 실적 기반 검증이 가장 어려운 분야 중 하나지만, 이번 IR은 기술적 신뢰성과 산업 적용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줬다”며 “단순한 ESG 테마가 아닌,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번 IR을 통해 기후테크 분야 스타트업의 기술·투자 연계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센터는 “기후테크는 산업 구조 전반의 효율화와 지속가능성을 이끄는 핵심 기술 분야”라며,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들이 투자 유치와 글로벌 진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맞춤형 스케일업 지원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센터는 경기도와 함께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사업’을 추진 중이며, 오는 2026년까지 연간 33개사, 총 100개 기업을 발굴·육성할 계획이다. 단순한 창업 지원을 넘어, 국내 산업의 탈탄소·친환경 전환을 주도할 핵심 인재군 형성을 목표로 한다.
이번 ‘스타트업 815 IR-SEED’는 기후 대응 기술이 산업 현장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단순한 탄소 감축 캠페인을 넘어, 기후위기를 산업 혁신의 기회로 전환하는 기술력 중심의 생태계 조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후테크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산업의 생존전략’으로 자리 잡는 시점, 경기혁신센터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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