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부터 증권사, 해외거래소에서도 발생…"유형·원인 제각각"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증권가에서 전산장애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발생하는 해묵은 숙제다.
투자거래가 계속 전산화, 고도화하면서 그 유형과 원인도 다양하고 복잡해지는 추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039490]은 지난 6일 오후 10시 20∼50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영웅문S#'에서 앱 소프트웨어 결함으로 인한 접속 오류가 일어났다.
문제는 30분 만에 해결됐고 해외주식 거래 앱(영웅문SG)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은 정상 작동했지만, 하필 당시 뉴욕증시가 인공지능(AI) 거품론과 미국 대규모 감원으로 인해 급락하던 상황이라 투자자들의 불만이 컸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에도 이틀 연속 전산장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4월 3일 개장 직후 주문량이 몰린 1시간 동안 시스템 오류로 주문이 '먹통'이 되거나 지연 체결되는 장애를 겪었다.
다음날인 4일에는 MTS를 통한 주식 매매거래 주문 체결이 지연됐다.
키움증권 측은 "4월에는 주문 폭주로 인해 접속서버에 병목현상이 발생했다"면서 "이번 건과는 원인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18일에는 한국거래소의 거래 시스템 오류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주식 매매거래 체결이 약 7분간(오전 11시 37∼44분)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전 증권사 거래시스템에서 코스피 전 종목에 대한 시세 확인 및 주문 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간 전산장애로 개장 전후 일부 종목의 거래가 멈추는 일은 있었으나, 정규장에서 코스피 종목 전체 거래가 멈춘 것은 2005년 한국거래소 통합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해당 전산장애의 원인은 넥스트레이드 출범과 함께 도입된 '중간가 호가'와 기존 로직의 충돌 때문으로 파악됐다.
뉴욕증시에서 전산오류로 국내 미국주식 주간거래가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작년 8월 5일 미국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은 전산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함에 따라 당일 오후 이뤄진 미국 주식 주간거래를 일괄 취소한다고 국내 증권사들에 통보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 증권사의 미국 주식 주간거래가 정지됐다가 약 1년 2개월이 지난 4일 재개됐다.
이외에도 2020년 4월 21일에는 키움증권 HTS가 마이너스 유가를 인식하지 못해 관련 선물 종목인 '미니 크루드 오일 5월물'의 거래가 중단됐고, 2019년 8월 9일에는 유진투자증권[001200] HTS와 MTS가 3시간가량 접속 장애를 일으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매번 사고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재발을 원천 차단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며 "빠른 사후 조치가 최선"이라고 말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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