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알래스카LNG 프로젝트에
트럼프 ,끈질기게 참여 요구하는 건
한국을 향한 '정치적 압박' 레버리지
문재인 정부 때 '참여 약속을 재소환'?
트럼프(79) 대통령이 한·미관세협정 등에서 '알래스카LNG프로젝트( AKLNG )'에 한국의 참여를 끈질기게 요구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2017년 문재인 정부가 원인을 제공한 측면도 강하다. 당시 트럼프 1기 정부때 다수의 한국 기업이 참여 의사를 표명하고, 사업성 검토에 착수했던 과거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많은 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은 "트럼프가 8년 전 문재인 정부에서 밝힌 참여 약속을 지키도록 압박할 정치적 명분이 있는 것 같다"고 해석할 정도다.
' 2017년 약속'의 재소환
통상 협상 레버리지 활용
트럼프는 현재까지도 AKLNG를 한·미 간 투자 협력의 '상징 프로젝트'로 노골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는 한국의 대미 투자 패키지(3,500억 달러 투자 계획) 중 일부를 AKLNG 고위험 프로젝트에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깊숙이 깔려 있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에 대한 한국의 참여 규모는 한미 관세 협상이나 통상 협상의 핵심 변수로 작용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미국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함으로써 한국 등 우방국이 '적대적인 국가들'로부터의 의존도를 줄이도록 유도하고, 인도-태평양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전략도 숨어 있다.
바꿔말하면 AKLNG 프로젝트는 알래스카 북부의 광대한 천연가스를 아시아 시장으로 수출하기 위해 설계된 북미 최대 규모의 인프라 사업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가 순수한 상업적 논리보다는 미국의 지정학적 목표(에너지 지배력 재확보 및 북극권 안보 확보)에 의해 강력하게 추동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국에 반복적으로 참여를 요구하는 것은, 이 프로젝트를 한미 동맹 강화와 광범위한 양자 통상 협상 목표와 연계된 강력한 정치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명확한 전략적 의도를 반영한다.
한국의 딜레마: 에너지 안보 vs 금융 위험
엑손모빌과 BP 등은 수익 불확실성 이유
알래스카 프로젝트에서 이미 발을 뺀 상황
한국은 중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LNG 수입국 으로서,만약 AKLNG에 참여하면 주요 동맹국으로부터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하고 한미 동맹을 전략적으로 강화할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AKLNG는 과도한 초기 투자 비용, 북극 건설의 복잡성, 그리고 이미 글로벌 메이저인 엑손모빌(Exxon Mobil)과 BP 등이 수익성 불확실성을 이유로 철수했던 고유한 재무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한국의 공기업과 민간 기업이 최종 투자 결정(FID) 이전 단계에서 고위험의 직접 지분 투자를 약속할 경우, 막대한 재정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의 핵심 전략은 명확하다. 금융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장기적이고 비구속적인 LNG 구매 계약을 우선 협상하되, 프로젝트의 상업적 타당성이 확정되는 FID 이전까지는 고위험의 직접 지분 투자는 저항해야 한다.
실제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하이리스크(고위험) 사업이라 대미투자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현재는 대미투자의 기준이 아니지만) 알래스카 가스전이 가스 안보 다변화부분이 있다. 구매에 관해서는 나중에 프로젝트가 진행되면 국내 기업이나 정부도 관심을 갖고 지켜볼 수 있다"고 말했다.
AKLNG 프로젝트는 일관되게 450억 달러(약 64조 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으로 언급된다. 과거 추정치는 390억 달러에서 540억 달러 사이에 걸쳐 있었으며 , AGDC는 한때 387억 달러로 비용 절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
인플레이션까지 감안할땐 기대수익률 낮아
개발사인 글랜파른의 건설비 비공개도 문제
그러나 다수의 분석가들은 440억 달러라는 기존 추정치가 이미 구식(dated)이며 , 북극 건설 환경의 특수성과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실제 비용은 수백억 달러가 더 높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2014년에 책정된 예산 330억 달러에 비해 현재 추정치가 거의 두 배에 달하는 현실은 비용 초과 위험이 매우 높음을 시사한다.
엑손모빌, BP 등 주요 국제 석유 기업들이 이 사업에서 철수한 근본적인 이유는 장기적인 수익성(Profitability)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보통 계약이 잘된 프로젝트 금융 모델은 12%의 기대 수익률(RoR)을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의 규모와 복잡성, 그리고 2030년 이후 카타르나 미국 걸프만 등에서 새로운 LNG 공급이 시장에 대량으로 진입할 가능성을 고려할 때, 높은 RoR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높은 가격의 LNG 판매 계약이 필수적이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 프로젝트가 상업적 논리보다는 "정치적 활용" 또는 "정치가 우선시되는 투기적 투자"로 간주될 수 있다고 비판하며, 이는 프로젝트에 내재된 심각한 상업적 위험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현재 알래스카주 개발사인 글렌파른 그룹(Glenfarne Group)이 업데이트된 최종 건설 비용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므로 , 투자 결정에 필요한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다. 한국과 같은 잠재적 투자자들은 완전한 실사(Due Diligence)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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