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가 짙게 물든 서울 마로니에 공원이 지난 주말, 여성 문학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올해로 43회를 맞은 '마로니에 여성 백일장'이 성황리에 마무리되며, 여성 창작인들의 등용문이자 대표적인 문학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은 지난 29일 열린 이번 백일장에 총 1,246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제시된 '삐에로', '쓰레기', '달콤', '안경' 등 4개의 글제 중 하나를 선택해 시, 산문, 아동문학(동시·동화) 부문에서 실력을 겨뤘다.
1983년 첫 회를 시작으로 40여 년간 이어져 온 이 행사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 백일장으로, 여성 문학의 저변 확대에 꾸준히 기여해왔다. 올해 역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수석문화재단, 동아제약, 동아에스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며, 창작의 장으로서 의미를 더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총 29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장원에는 차은지 씨(시), 원지호 씨(산문), 김주영 씨(아동문학)가 이름을 올리며 문학적 감수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수상작은 향후 작품집으로 발간돼 온라인 문학 플랫폼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행사장 인근에서는 시민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도 함께 열렸다. 김애란 작가의 문학 강연과 가을 음악 콘서트가 진행돼 백일장을 찾은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단순한 경연을 넘어, 문학과 일상의 거리를 좁히는 축제로 확장된 셈이다.
시상식에서 백상환 동아제약 사장은 "마로니에 여성 백일장은 세대를 넘어 여성 문학의 흐름을 이어온 뜻깊은 행사"라며 "앞으로도 재능 있는 여성 문학인을 지속 발굴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사회 속에서 더 빛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아제약은 지난해 우리나라 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백일장을 넘어,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려는 여성들의 열정이 모인 자리였다. 가을 햇살 아래 울려 퍼진 펜의 울림이, 한국 여성 문학의 또 다른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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