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현안분석 보고서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을 발표했다.
보고서는 20대 쉬었음 청년이 증가하기 시작한 2015년과 올해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실업률은 2015년 3.6%에서 올해(7월 기준)에는 2.7%로 하락했다.
반면 국내총생산(GDP) 경제성장률은 2015년 2.6%에서 올해 0.8~1.0%(전망치)로 낮아졌음에도 실업률이 하락해 두 지표 간 괴리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구직 포기 증가, 구인·구직 매칭 효율성 향상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실업률은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 경제활동인구 중에서 구직 활동을 했음에도 취업하지 못한 실업자의 비율을 뜻한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에 따르면, 비취업상태였던 인구 중 지난 4주 내 구직활동한 경우에만 실업자로 분류되고 나머지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다.
실제로 지난 2005년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쉬었음’ 비중은 3.2%(123만명)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5.6%(254만명)로 약 2배 증가했다.
특히 해당 기간 20대 ‘쉬었음’ 비중은 3.6%에서 7.2%로 크게 올랐다.
이는 20대 생산가능인구가 694만명에서 575만명으로 약 17% 줄어들었지만, ‘쉬었음’ 인구가 25만명에서 41만명으로 약 64%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쉬었음’ 인구가 늘어났음에도 이들이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아 실업률이 하락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청년층 중심으로 노동시장 참여 의지가 약화되었음을 시사한다”며 “잠재성장률 둔화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여력이 약화되고 정규직 취업 경쟁이 심해짐에 따라 노동시장 진입을 포기하는 청년층이 늘어난 것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서는 매칭효율성 개선도 실업률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매칭효율성은 2015년부터 2025년 사이에 11% 증가했으며, 최근에는 AI(인공지능) 기반 매칭 기술이 도입되면서 플랫폼을 통해 구직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구직 활동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32%에서 71%로 크게 늘었다.
이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장년층의 비중이 커졌지만 청년층에서는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중장년층이 지원하는 건설업 및 사업시설 관리·지원 부문에서 매칭효율성이 개선됐으나, 청년층이 지원하는 도소매·숙박 부문은 감소함에 따라 매칭효율성이 높은 산업에 구직 활동이 집중돼 매칭효율성 전체가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보고서는 20대 ‘쉬었음’ 비중과 매칭효율성이 2015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면 실업률이 1.1%p(포인트) 상승한 3.8%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20대의 구직 포기가 낮은 실업률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지연 전망총괄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낮은 실업률을 유지하는 것이 고용 여건의 개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는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낮은 실업률이 지속되는 현상에는 매칭효율성 개선이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근로연령층의 구직 의향 감소라는 부정적인 측면이 모두 존재한다”며 “실업률 하락의 상당 부분이 ‘청년층의 노동시장 이탈’에서 기인한다는 것은 구직을 포기하는 청년층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층의 구직 의욕을 약화시키는 경제구조가 고착화되면 축소되고 있는 인적자원 활용도마저 감소하고 사회 통합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매칭효율성 제고와 노동시장의 참여 요인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여력을 확보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완화하고, 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인적자원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교육체계를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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