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3Q 리뷰] 보험사 엇갈린 성적표…‘비은행 경쟁력’ 승부수

올 3분기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의 실적 희비가 교차했다. 4대 은행. [손성은 기자]

[직썰 / 손성은 기자]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3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갈렸다.

신한·KB금융은 안정적 운용수익과 체질 개선으로 호실적을 거둔 반면, 하나·우리금융은 보험 본업 부진과 투자손익 정체로 부진한 성적을 냈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연말 실적의 핵심 변수는 ‘투자이익’이 아닌 ‘보험영업 경쟁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신한·KB 선방, 하나·우리 부진…투자와 본업의 온도차

KB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7669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늘었다. 자동차·장기보험 손해율이 올랐지만, 투자손익이 173% 급증(3942억원)하며 손해율 부담을 상쇄했다. KB라이프생명 역시 보장성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 효과로 안정세를 이어갔다.

신한라이프는 5145억원으로 10.1% 증가했다. 저·무해지환급형 상품 비중 확대에 따라 사차익이 8% 늘었고, 채권·대체투자 수익이 14.2% 늘며 영업·운용이 모두 기여했다.

반면 하나금융은 보험 계열사 모두 이익이 줄었다. 하나생명은 180억원으로 47% 감소, 하나손보는 370억원으로 9% 감소했다. 신계약 부진과 운용수익 정체가 복합 작용했다.

우리금융의 새 계열사 동양생명은 1099억원으로 55% 급감했다. 보험손익(–53%)과 투자손익(–52.3%)이 모두 악화됐고, 예실차 손실 확대와 지급보험금 증가가 겹쳤다.

◇그룹 내 기여도 ‘양극화’…비은행 체질 차이 드러나

보험부문이 그룹 실적에 차지하는 비중에서도 격차가 뚜렷했다. 신한금융 11.3%, KB금융 10%로 두 자릿수를 유지한 반면, 하나금융 1.4%, 우리금융 4.1%로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이는 단순 실적 차이를 넘어 비은행 포트폴리오 체질의 격차를 보여준다. 신한·KB가 ‘운용형’에서 ‘영업형’ 구조로 균형을 잡은 반면, 하나·우리는 보험 본업 경쟁력 약화로 그룹 내 존재감이 축소된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이자이익이 정체되는 시점에서 비은행 부문의 구조적 기여도 차이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변수는 ‘보험영업 경쟁력’…체질개선이 분수령

은행권은 대출 규제 강화와 생산적 금융 기조로 4분기 수익 둔화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연말 금융지주 실적은 보험·증권·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경쟁력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금리와 채권시장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0%로 동결했지만, 환율과 가계부채 부담이 커 추가 인하에는 신중한 태세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되면 보험사의 운용이익 방어력은 약화될 수 있다.

보험연구원이 국내 보험사 CEO 3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26%가 ‘판매채널 경쟁력 확보’, 24%가 ‘신상품 개발’을 내년 핵심 과제로 꼽았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실장은 “한정된 시장에서 점유율 경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수익구조 다변화, 위험 기반 경영체계 강화, 자산운용 역량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