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최근 UEFA 챔피언스리그 카라바흐 원정 무승부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음에도, 첼시 구단은 엔초 마레스카 감독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한국 시간으로 7일 새벽 보도에서 “첼시의 잦은 로테이션은 마레스카 개인의 변덕이 아니라, 구단 전체가 합의한 전략적 선택”이라며 “경기마다 달라지는 선발 라인업조차 구단 수뇌부의 철저한 계획 아래 이뤄지고 있다”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올 시즌 마레스카 감독은 무려 85차례의 선발 명단 변화를 단행, 경기당 평균 5.7명꼴로 라인업을 바꿨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20개 구단 감독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럼에도 구단은 ‘팀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 이 과감한 로테이션 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마레스카의 이 시스템은 단순한 전술 실험이 아니라 폴 윈스탠리, 로렌스 스튜어트, 조 쉴즈, 샘 주얼, 그리고 새로 합류한 데이브 팔로우스 등 구단 핵심 운영진과의 긴밀한 공조 아래 설계된 것이다. 이들은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FA컵, 카라바오컵 등 ‘4개 대회 병행’을 견디기 위한 전략적 로드맵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첼시는 지난 여름 2025 FIFA 클럽 월드컵 우승 이후, ‘장기전 대비형 로테이션 시스템’을 전면 도입했다. 마레스카 감독이 카라바흐 원정에서 7명의 선발을 교체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카라바흐와의 2-2 무승부는 잉글랜드 팀으로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아제르바이잔 클럽을 상대로 승리하지 못한 경기가 됐다. 팬들은 즉각 분노했고, 일부는 SNS에서 “마레스카를 당장 경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첼시 고위층은 요지부동이다. 데일리 메일은 “첼시 수뇌부는 패닉에 빠지지 않았다. 마레스카의 결정에 실망하지 않았으며, 로테이션 정책을 철회할 생각도 전혀 없다”고 전했다. 오히려 그들은 “시즌이 진행될수록 이 전략의 성과가 드러날 것”이라며 오히려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첼시 내부에서는 마레스카의 선수단 관리 방식, 특히 주장 리스 제임스를 주 3경기 일정 속에서도 체력적으로 관리하며 기용하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구단 퍼포먼스 디렉터인 브라이스 카바너와의 협업 또한 매우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마레스카는 여전히 ‘일관성 있는 경기력’을 원하지만, 그것은 다양한 조합을 실전에서 시험하며 쌓이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19세 수비수 요렐 하토가 카라바흐전에서 실책성 장면을 연이어 범했음에도, 마레스카는 그를 교체하지 않고 끝까지 기회를 부여했다. 이는 단기 성과보다 장기 성장에 방점을 찍는 그의 철학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내려졌다는 분석이다.
첼시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10경기,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절반, 그리고 두 개의 국내컵 대회를 병행 중이다. 총 60~65경기를 치러야 할 가능성이 있는 대장정 속에서, ‘전원 기용 시스템’은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라는 것이 구단의 판단이다.
마레스카 체제의 첼시는 당장 완성형 팀은 아니다. 하지만 구단 고위층은 단기적 결과보다 미래의 지속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마레스카 감독 체제의 조기 실각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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