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김현수 기자] 티보 쿠르투아가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결정을 이해해달라고 부탁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5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2025-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4라운드에서 리버풀에 0-1 패배했다.
‘원정팀의 지옥’이라 불리는 안필드 원정에서 레알은 고전했다. 전후반 통틀어 61%의 점유율을 손에 쥐었지만, 슈팅 8회, 유효 슈팅 2회, 기대 득점(xG)은 0.45에 그쳤다. 공을 오래 점유하는 것 대비 효율적인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리버풀이 슈팅 17회, 유효 슈팅 9회를 올린 것에 비하면 저조한 기록이었다. 결국 레알은 후반 16분 알렉시스 맥 앨리스터에 헤더골을 헌납하며 승점을 놓쳤다.
리버풀이 파상공세를 퍼부었음에도 1득점에 그친 건 쿠르투아의 육탄 방어 덕분이었다. 쿠르투아는 전반 26분 도미니크 소보슬러이의 결정적인 슈팅을 막은 것을 시작으로 수많은 선방을 보여줬다. 이날 총 8번의 선방을 기록한 쿠르투아는 축구 통계 매체 ‘풋몹’ 기준 맥 앨리스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평점 8.1점을 받았다.
한편, 이 경기는 알렉산더-아놀드 더비로도 유명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리버풀 성골 출신으로 9시즌 간 팀의 주전 라이트백 자리를 지켰다. 우측면에서 뛰어난 킥력과 활동량을 자랑한 알렉산더-아놀드는 리버풀의 전성기를 함께 했다. 그러나 줄기차게 외친 ‘리버풀 종신’이란 말을 바꾸고 올 시즌 자유계약으로 레알에 이적하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이날 후반 36분 교체 출전으로 오랜만에 안필드를 밟은 알렉산더-아놀드는 엄청난 야유를 들으며 경기를 뛰어야 했다.
이에 쿠르투아가 알렉산더-아놀드에 공감한 모양이다. 쿠르투아는 경기 직후 “안타깝다. 팬들마다 각자의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평생 리버풀에서만 뛰어온 어린 선수다. 선수로서 커리어는 한 번뿐이다. 팬들이 그의 결정을 아프게 받아들였다는 건 이해한다. 하지만 언젠가는 팬들이 그를 용서해 주길 바란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그는 돌아올 수 있을 것이고, 팬들은 그가 리버풀에서 세운 수많은 업적과 트로피들을 기리게 될 것”이라며 알렉산더-아놀드의 결정을 이해해 주기를 부탁했다.
쿠르투아는 유망주 시절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첼시에서 경험을 쌓으며 최정상급 골키퍼로 성장했다. 그러나 주전 기회를 준 첼시를 떠난 이유에 대해 “더 치열한 주전 경쟁을 하고 싶어 떠났다”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고, 이후 아틀레티코의 라이벌 레알로 이적해서는 아틀레티코 팬들을 도발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쿠르투아는 ‘월드 클래스’ 골키퍼임에도 '배은망덕'한 이미지를 안게 됐다. 이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 놓인 알렉산더-아놀드의 처지에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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