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에서 철골 구조물이 붕괴해 보일러 타워를 철거하던 작업자 9명이 매몰됐다. 이날 오후 7시 기준 매몰됐던 작업자 2명이 구조됐으며, 7명은 여전히 매몰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매몰자 수색 및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2명의 위치가 확인됐으나 안전한 구조 환경을 만드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노후 발전소 철거 중 붕괴, 9명 매몰…2명 구조 7명 매몰
야간 구조작업…"발견 2명 중 1명 의식 있어"
6일 오후 2시 2분께 울산 남구 용잠동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 보일러 타워가 무너졌다.
현재까지 작업자 9명 중 2명이 구조됐다. 60대 남성과 40대 남성으로 모두 중상이다. 나머지 7명은 매몰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 당국은 이날 현장 브리핑에서 매몰 상태인 7명 중 2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2명 중 1명은 의식이 있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가 난 보일러 타워는 철재 구조물로 지난달부터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81년 준공돼 사용되다가 40년이 지난 2021년부터는 수명이 다해 가동이 중단됐다.
이날 사고 당시 코리아카코 직원들은 발파해서 철거하기 위한 취약화 작업(기둥 등 구조물을 잘라내서 잘 무너지도록 하는 작업)을 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철거에는 발파업체가 동원됐으며, 현재 매몰된 작업자 모두 협력업체 소속인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청, 국가소방동원령 발령
소방청은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인접 부산·대구·경북 소방본부 특수대응단과 중앙119구조본부 인력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고를 접수한 소방당국은 오후 2시 18분 현장에 도착했으며, 2시 56분 소방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오후 3시 13분에는 국가소방동원령을 내렸다.
소방청은 부산·대구·경북·경남 등 4개 시도 소방본부 특수대응단, 중앙119구조본부를 투입했다. 구조견과 소방드론, 대형 소방헬기 등이 현장에 동원됐으며, 야간 작업에 대비해 조명차와 재난회복차 등 장비도 배치됐다.
현장에는 소방인력 85명과 차량 30대가 투입돼 구조 활동이 진행 중이다.
다만, 실제 구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수색·구조에 동원될 700t급 크레인 2대와 500t급 크레인 3대 등이 현장에서 안전하게 구조 작업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붕괴한 구조물이 안정화돼 있다고 판단되면 구조물 일부를 절단해 부분적으로 철거하면서 구조 작업을 벌이는 방법도 논의되고 있다.
구조 상황을 설명한 김정식 울산남부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지금 발견된 매몰자를 빼내려고 애를 쓰고 있고, 나머지 매몰자를 빨리 찾기 위해 크레인으로 구조물을 들든지, 해체를 하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李 대통령 "가용자원 총동원…2차사고 방지 만전"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사고 내용을 보고 받고 이번 사고와 관련해 "사고 수습, 특히 인명 구조에 장비, 인력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고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구조 인력의 2차 안전사고 방지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난본부장이 현장으로 가고 있다"며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장이 업무 담당이고, 위기관리센터장은 국정감사와 무관하게 대통령실에서 대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관계 부처와 지방정부에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인명구조에 최우선 하라"고 지시했다.
김 총리는 행안부·소방청·경찰청·경상북도·울산광역시에는 인명구조 최우선 방침을,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울산화력발전소에는 신속한 상황 전파 및 사고 수습 만전을 당부했다.
아울러 현장 소방관들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할 것과 주민 대피 안내 등 안전조치도 철저히 하라고 주문했다.
구조 작업과 별도로,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한 수사도 곧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를 적극 추진해 철저히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엄정히 수사하고, 행정안전부·기후에너지환경부 등과 함께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꾸려 사고 수습을 지원할 계획이다.
與 "필요한 지원 아끼지 않을 것"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사고와 관련해 현장상황 파악을 위해 김태선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을 현장에 급파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정 대표는 또 조승래 사무총장에게 당 차원의 지원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현재 민주당 울산시당은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한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붕괴사고수습TF'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박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정부와 지자체, 소방당국은 가용한 모든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해 신속한 구조 작업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며 "구조 작업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조 작업 과정에서 추가 붕괴 등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구조대원들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하면서 "구조 작업 완료 후에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매몰된 노동자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하루빨리 모두 무사히 구조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국힘 "울산 붕괴사고 조속한 구조 기원…초당적 협력할 것"
국민의힘도 "국민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른 시간 내 작업자들이 구조되길 바라며 치료받고 계신 분들의 쾌유를 기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는 가용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사고 수습에 힘써달라"며 "구조 인력의 안전도 함께 지켜질 수 있도록 만전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이번 사고를 엄중히 인식하고 원인을 철저히 밝혀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작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갈 수 있길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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