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턴 '여의도 몇 배' 얘기 안 나오도록…1차 책임 명확히"
'초기대응 체계 마련' 지시 이행 점검…"한 바가지든 한 솥이든 부어라"
"각하 설명드리겠습니다"에 李대통령 "대한민국에 각하는 없어요" 폭소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6일 산불 대응과 관련해 "지나친 것이 부족함보다 100배 낫다는 생각으로, 과잉이다 싶을 만큼 조기 대응해 원점 진화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강원 원주 산림청 산림항공본부를 찾아 "매년 산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전 국민이 밤을 새워 산불이 전 국토를 태워 가는 것을 안타깝게 쳐다볼 때가 많다"며 이같이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조금 망설이다가 산불이 확산하면 점점 더 많은 인력과 자산이 투입되고 더 어려워지고 결국 자연 진화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훈련하고 대비해달라"며 "최선을 다해 예방 대책을 강구하고 일단 발견하면 가장 빠른 대응 체계를 마련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조기 대응해달라"고 거듭 주문했다.
이어 "여러분을 보고 있으니 든든하다"며 "내년부터는 여의도 몇 배 면적이 (불)났느니, 어디 누가 엄청나게 피해를 입었느니 하는 얘기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방문은 이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강조해 온 '가용자원 총동원·강력한 초기 대응체계 마련' 등 지시사항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밝혔다.
이 대통령은 산림청과 군의 헬기·드론·차량 등 산불 진화 장비를 점검하면서도 "초기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현장의 1차 책임을 명확히 하라"며 "필요하면 관련 규정을 만들든 훈령을 만들든 책임 주체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잉이라고 비난하거나 책임 추궁하지 않을 테니 한 바가지든 한 솥이든 부어라"고 당부했다.
다만 "산불 대응 관련 예산과 사업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라"고 지시했다.
이 밖에도 이 대통령은 퇴역하는 군 헬기를 개조해 산불 진화용으로 사용하는 계획과 관련해 "지금 군이 보유 중인 상태에서도 매일 쓰는 것은 아니니 일부는 미리 개조해 산림청 용도로 쓰다가 퇴역시키면 되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또 임도의 개설 여부, 산림 복원시 자연림·인공 조림 여부에 대한 의견을 자세히 묻기도 했다.
전날 몸살로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휴식을 취했던 이 대통령은 한 대원이 "감기 나으셨죠"라고 묻자 "감기 안 옮긴다"며 웃었다.
또 다른 대원이 장비를 설명하면서 "각하, 설명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자 "대한민국에 각하는 없어요"라며 또다시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후 산림청과 국방부의 산불 훈련 합동훈련을 참관한 뒤 산림청의 산불 진화 헬기에 탑승해 동해안 일대를 시찰했다.
강릉까지 동해안을 따라 이어진 시찰에서는 산림청 산림재난통제관이 이 대통령에게 과거 산불 피해 지역 등을 보고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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