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룡 교육위원장 "정치적 의도성 있어"…교육청 "교사 권한"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의 한 고등학교가 정치적 편향성이 의심되는 중간고사 문제를 제출했다는 지적이 울산시교육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됐다.
국민의힘 소속 안대룡 울산시의회 교육위원장은 6일 시교육청 교육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한 고등학교를 언급하며 "정치적 해석이 가능한 신문 기사를 인용해 문제를 출제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질타했다.
안 위원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 학교의 2학기 중간고사 국어 시험에서 '소비쿠폰에 거는 기대'라는 제목의 신문기사 지문을 보고 학생이 보일 수 있는 반응을 고르라는 문제가 출제됐다.
특히 이 문제의 정답이 소비 활성화를 통한 경기 활성화, 유통과 물류의 원활한 이동, 생산량 증대 등 소비쿠폰의 긍정적 효과로만 구성돼, 학생들에게 특정 입장을 유도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고 안 위원장은 지적했다.
안 위원장은 "객관식 문제는 정답과 오답의 구분이 명확해야 하며, 전문가들마저 의견이 분분해 주관적인 해석 여지가 있는 내용은 시험 문항으로 부적절하다"면서 "더구나 인용된 기사 지문 마지막에는 '더불어민주당'이라는 특정 정당 소속 의원이 발언이 포함돼 있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런 문항이 출제된 것은 교육청의 문항 검증과 감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시험 문제는 분명히 의도성이 있는 것이고, 좌나 우가 있을 수 없는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정치도구로 사용하는 행태에 화가 난다"고 비판했다.
답변에 나선 임정택 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최근 수능 문제 출제 경향이 다양한 분야의 지문에 대해 논리적 타당성을 묻는 것으로 변하고, 그런 경향이 중간고사에 반영된 것으로 본다"면서 "다만 문제 출제는 교사의 권한이기 때문에 정치적 의도에 대해서는 답변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임 과장은 또 "지문에 특정 정당명이 들어간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고, 일선 학교에 정치적 편향성이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킬 수 있는 문제는 출제를 지양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라고 덧붙였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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