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신희재 기자 |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내야진이 지옥의 펑고 훈련으로 수비력 강화에 나섰다.
두산은 지난달 김원형(53) 신임 감독 부임 후 29일부터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 캠프를 치르고 있다. 첫 공식 일정으로 야간 훈련까지 불사할 만큼 고강도 훈련이 이어지는 중이다. 특히 최근엔 내야 선수들 일부가 '디펜스 데이'에 참여해 관심이 쏠린다.
두산 관계자는 "두산 마무리 캠프 야수진의 오후 일정은 타격, 주루, 수비 로테이션이다. 그러나 (4일 훈련·1일 휴식 후) 3일 시작한 2번째 턴부터 김원형 감독의 의견으로 '디펜스 데이'를 진행한다"며 "매일 내야수 한 명(3일 박지훈, 4일 박계범, 5일 오명진)이 오후 훈련 열외 후 보조구장 3루 근처에서 펑고만 받는다. 야구공 약 300개가 들어가는 노란 박스를 모두 비워야 훈련이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디펜스 데이'는 홍원기 수석코치와 서예일 퓨처스팀 수비코치가 주도한다. 김원형 감독도 매일 보조구장에서 독려를 아끼지 않고 있다. 야수가 선상 쪽 깊은 타구를 놓쳤을 때는 "실전이라면 선상 수비를 지시하지 않은 수비코치 실책이다"라고 격려하면서도 아쉬운 실수에는 "한 발 더 움직여"라고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때 홍원기 수석코치는 "힘들다고 비행기 타고 한국 가면 안 된다"며 분위기를 풀어줬다. 그러자 '디펜스 데이'에 참여한 선수들은 연이은 강습 타구에 악을 내지르면서도 "이제부터 안 놓칩니다", "하나도 못 지나갑니다", "더 세게 주십시오", "내일도 시켜주십시오"라며 의지를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서예일 수비코치는 "매일 한두 박스씩 펑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빠른 템포로 펑고를 받으면 자연스레 힘을 뺀 채 글러브 핸들링을 하는 게 익숙해진다. 어려운 타구를 보면서 감각 훈련에도 도움이 된다. 또 멘탈적으로 타구 하나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고 훈련 효과를 설명했다.
박지훈은 "힘들 거라고 예상했지만 첫 타구를 받자마자 '뭔가 잘못됐다' 싶었다. 5분 만에 다리가 안 움직였지만 정신력으로 버텼다. 등부터 허리까지 온몸이 뭉쳤지만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1시간 넘는 펑고에도 지친 기색 없이 독려해 주신 서예일 코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계범은 "입대 후 이런 집중 수비 훈련은 처음인 것 같다. 아무래도 무의식중에 핸들링하는 것들이 실전에서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게 크다. 몸은 힘들지만 노란 박스가 텅 빈 것을 보면서 기분이 좋아졌다"고 언급했다.
오명진은 "정말 힘들지만 성취감이 확실하다. 어떤 타구든 잡을 것 같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힘 빼고 타구를 쫓게 되는 동시에, 슬라이딩도 원 없이 연습한 느낌이다. 내년엔 최소 실책을 목표로 수비력을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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