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사람보다 먼저 계산하는 존재, 로봇이 비용의 언어로 말을 걸었다.
5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막을 올린 ‘로보월드 2025’ 현장에는 다양한 얼굴의 로봇들이 쉼 없이 움직였다.
고금리·고물가 시대 인건비와 안전이 모든 산업의 공통 변수로 떠오른 지금, 올해 전시는 로봇이 미래 산업의 상징을 넘어, 현장의 비용 구조를 조정하는 실질적 해법으로 다가섰음을 보여줬다.
프랜차이즈 식음 매장부터 물류 현장까지 ‘사람의 빈자리’를 메우는 기술들이 곳곳에서 등장했다.
<뉴스락>이 그 현장을 직접 찾았다.
로봇, 인건비 대체 넘어 현장 효율의 해법으로
치킨을 튀기고 커피를 내리는 팔, 물류를 옮기는 팔이 동시에 움직였다.
서로 다른 목적의 로봇들이 한 공간에서 뒤섞여 작동했다. 그 풍경이 올해 ‘로보월드 2025’가 보여준 현장의 결이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곳은 유일로보틱스였다.
유일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 제조와 스마트공장 구축 솔루션을 동시에 갖춘 국내 대표 로봇 메이커로, 이번 전시에서는 제조·물류·푸드테크 분야를 아우르는 협동로봇 솔루션을 선보였다.
특히 치킨 조리 협동로봇과 커피 바리스타 협동로봇 등 실제 조리 환경에 바로 투입 가능한 장비를 시연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유일로보틱스 관계자는 “최근 단체급식 업체, 휴게소 등 대규모 업장을 중심으로 협동로봇 도입이 늘고 있다”며 “인력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장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쿳션은 실전형 조리 로봇을 앞세워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쿳션은 로봇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로 서비스 및 산업용 분야를 아우르는 응용 로봇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이다.
부스에서는 로봇이 끊임없이 맥주를 따르고 튀김을 조리하는 시연까지 선보이며, 외식업과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로봇을 활용한 효율적 운영 가능성을 제시했다.
특히 지능형 협동로봇 ‘자카(ZACCA) 시리즈’는 조리 과정의 다양한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설계돼, 매장 규모에 맞춰 유연한 적용이 가능해 보였다.
쿳션 관계자는 “로봇은 인건비 절감은 물론, 효율적인 매장 운영과 위생·안전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파트너”라며 “직원이 줄어도 품질이 유지될 수 있어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와이지는 버거·치킨 브랜드 맘스터치와 손잡고 ‘미래형 QSR(Quick Service Restaurant)’ 매장 쇼룸을 공개했다.
엑스와이지는 푸드리테일 시장부터 일상 공간까지 다양한 무인화 기술을 연구하는 기업이다.
부스에서는 ‘AI 음성 주문부터 조리·제공까지’ 이어지는 자동화 매장을 구현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관람객들이 쇼룸 안에서 원하는 메뉴를 직원에게 주문하면, 양팔형 로봇이 피자와 음료를 픽업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과정이 실시간으로 시연된다.
이번 전시는 지난 10월 양사가 체결한 ‘AI·로봇 기반 F&B 서비스 혁신’ 업무협약 이후 첫 협업 결과물이다.
양사는 AI 음성 주문 시스템과 로봇 드라이브스루(RDT) 등 실증 사업을 함께 추진 중이며, 다국어 인식 기능을 더해 고령층과 외국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배리어 프리(Barrier-Free)’ 매장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이번 ‘로보월드 2025’에서 공개한 쇼룸은 엑스와이지와 함께 그려나갈 미래형 QSR 매장의 비전을 처음 선보인 의미 있는 자리"라며 "주문부터 제공까지 전 과정이 자동화된 완전 무인 매장 솔루션 실증과 AI 기술 기반의 고객 경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프랜차이즈 사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푸드테크 분야의 혁신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로보월드 현장은 ‘로봇이 인간을 대체한다’는 오래된 논쟁보다,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을까’라는 산업의 현실적 질문에 더 가까웠다.
치킨을 튀기고 커피를 내리며 조리 라인을 채운 로봇들은, 기술의 진보라기보다 ‘비용을 줄이면서도 안전을 지키려는 현장의 선택’처럼 보였다.
특히 골목상권의 영세 상인들은 이제 이윤보다 생존을 걱정하는 시대에 놓여 있다.
이들에게 로봇은 거창한 기술이 아니라, 인건비 부담을 덜고 영업을 이어가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다가온다.
사람보다 먼저 계산하는 로봇이 던진 질문은 명확했다. 이제 로봇은 미래가 아니라, 오늘의 경제를 지탱하는 또 하나의 노동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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