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엔비디아 젠슨 황 CEO,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 등 글로벌 AI 업계를 이끄는 세 총수가 한자리에 모였다. 자산 규모만 합쳐도 220조 원이 넘는 글로벌 재계의 거물들답게, 이들의 만남은 단숨에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 만남의 여파로 깐부치킨 삼성점에는 손님이 몰리며 이용 시간제한이 생겼고, 매출도 크게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왜 ‘깐부치킨’이었을까.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본다.
세 총수의 270만 원 '골든벨'
회동이 있었던 지난달 30일 저녁, 깐부치킨 삼성점 내부는 예상치 못한 손님들의 등장으로 술렁였다. 세 총수가 격식 없는 차림으로 자리를 잡고 치맥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이들의 회동은 현장에 있던 다른 손님들에게도 잊을 수 없는 밤을 선사했다.
이어 “우리는 AI 깐부”를 외치며 매장 내 모든 테이블의 계산을 대신하는, 이른바 ‘골든벨’을 울렸다. 현장에서 결제된 금액은 약 270만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통 큰 행보는 현장 목격담과 함께 SNS를 타고 실시간으로 퍼지며, 회동의 화제성을 더욱 키웠다.
깐부치킨, 왜 선택받았나
글로벌 총수 3인이 '깐부치킨'을 택한 배경에는 젠슨 황 CEO의 딸 매디슨 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디슨 황은 회동 약 한 달 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협력사 방문 일정 중 해당 매장을 눈여겨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의 치맥 문화를 경험해 보고 싶다”는 젠슨 황의 의사와 맞물려, ‘가까운 친구’를 뜻하는 ‘깐부’라는 이름의 매장이 회동 장소로 정해졌다.
치킨 업계에 불어닥친 '회장님 효과'
회동 소식이 전해지자, 깐부치킨은 전례 없는 관심을 받았다. 이는 온라인 검색량에서 즉각 확인됐다. 10월 31일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당일 깐부치킨 검색량은 검색량 지수 100으로 폭증했다. 해당 지표는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두고 상대적인 추이를 나타낸다.
회동이 열린 삼성점은 물론 전국 매장으로 주문이 폭주했다. 지난달 30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플랫폼에서는 깐부치킨 주요 메뉴가 잇따라 품절됐다.
특히 세 총수가 앉았던 테이블은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손님들로 붐비며 ‘성지순례’ 코스가 되었다. 해당 폭증한 방문객에 대응하기 위해 해당 테이블만 하루 10팀, 이용 시간 1시간으로 제한했다. 일부 매장은 배달 주문을 일시 중단하고, 본사 물류까지 지연될 정도로 관심이 이어졌다.
깐부치킨의 화답, ‘AI 깐부 세트’ 출시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말처럼, 깐부치킨 본사 역시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깐부치킨은 폭발적인 관심에 대응해 당시 세 총수가 주문했던 메뉴 조합을 공식 세트로 내놓았다. 이름은 ‘AI 깐부 세트’로, 크리스피 순살치킨과 식스팩, 치즈스틱으로 구성되며 가격은 2만 3000원이다.
깐부치킨 관계자는 “뜻밖의 관심에 감사하다”며, ‘AI 깐부 세트’ 판매 수익금의 10%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동이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사회 환원으로 이어진 셈이다.
깐부 회동에 교촌 주가 급등, 패션 완판까지 부른 파급력
이번 회동이 불러온 파급력은 외식업계를 넘어 주식 시장에서 뜻밖의 현상을 낳았다. 정작 회동 장소가 된 깐부치킨이 아닌, 경쟁사인 교촌치킨(교촌에프앤비)의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회동 다음 날인 10월 31일 교촌치킨의 주가는 장 초반 전일 대비 23.3% 상승하며 4900원을 기록했다. 이는 치킨 화제주를 찾는 투자 심리가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중 유일한 상장사인 교촌치킨으로 집중됐기 때문이다.
총수들을 향한 대중의 관심은 치킨에만 머무르지 않았다. 이들이 선택한 ‘일상복 패션’ 역시 뜨거운 화제가 되었다. 젠슨 황의 가죽 재킷, 이재용의 패딩 베스트, 정의선의 스니커즈 등 ‘회장님 아이템’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며 일부 품절 사태까지 빚었다.
이러한 열풍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대중 심리가 복합적으로 얽힌 것으로 분석된다. 세 총수의 대화에 대한 궁금증, 고급 식당 대신 치맥을 택했다는 의외성이 대중을 사로잡은 것이다. 나아가 그 자리에 앉아 같은 메뉴를 즐기는 '성지순례'를 넘어, 패션 아이템까지 따라 구매하며 그들의 경험과 취향을 공유하려는 심리도 강하게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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