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중원 사령관’ 황인범(페예노르트) 관련해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오는 11월 A매치 2연전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는 소식이다. 대표팀 중원 핵심 자원이자 홍명보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미드필더로 꼽혀온 황인범의 이탈은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홍명보호에 큰 타격이다.
홍명보 감독. / 뉴스1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황인범이 부상으로 이번 A매치 명단에서 제외된다. 황인범은 왼쪽 허벅지 근육을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홍명보호는 황인범을 대신할 대체 발탁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네덜란드 프로축구 구단 페예노르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인범이 최근 훈련 중 부상을 입어 전력에서 이탈한다”고 발표했다. 로빈 판페르시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황인범은 다소 심각한 부상을 당했으며, 최소 6주에서 8주가량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단은 “현재 페예노르트는 10명의 부상 선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미드필더만 4명”이라고 덧붙였다. 황인범의 부상은 페예노르트 중원 전력에 큰 손실인 것으로 분석된다.
소속팀 전력에서 제외된 황인범은 오는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볼리비아전과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가나전 모두 결장하게 됐다.
황인범은 파울루 벤투 감독 재임 시절에 이어 홍 감독 체제 출범 이후에도 줄곧 중원 핵심으로 중용됐다. 홍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치른 대부분의 평가전과 월드컵 예선에서 황인범은 선발로 출전했다. 국내파 중심으로 나섰던 지난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을 제외하면 그는 거의 매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9월에는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잠시 빠졌으나 10월 A매치(브라질·파라과이전)에서 복귀해 두 경기 모두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다시 허벅지 부상이 겹치면서, 두 달 만에 또다시 대표팀을 떠나야 하는 상황이 됐다.
대표팀 내에서 황인범은 단순한 미드필더가 아니다. 빌드업의 중심이자 경기의 템포를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그의 패스 한 번이 전방 공격의 방향을 바꾸고,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의 간격을 조율해주는 중원 컨트롤러로 기능한다. 그만큼 그가 빠질 경우 대표팀의 경기 운영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황인범. 자료사진. / 뉴스1
황인범은 창의적인 패스 능력과 뛰어난 시야, 양발 활용 능력을 바탕으로 한국 대표팀의 중원을 책임져왔다. 경기당 평균 11~12km를 뛰며, 수비 가담과 공격 전개를 모두 소화할 만큼 활동량이 많다. 압박이 강한 상대를 상대로도 침착하게 탈압박하며, 볼을 전진시킬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손흥민, 황희찬 등 공격 자원들이 전방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패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 공격 전개 과정에서 전환 패스, 스루패스, 롱패스를 적절히 섞어 팀의 템포를 유지하는 그의 존재는 그 자체로 전술의 축이다.
황인범은 단순히 볼을 잘 차는 선수가 아니라, 경기의 리듬을 읽고 조율하는 선수로 평가된다. 그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대표팀 공격 템포가 확연히 다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부상은 황인범에게 올 시즌 들어 두 번째 큰 부상이다. 8월에도 종아리 근육 통증으로 한 달 가까이 결장했고, 9월 A매치에 불참했다. 회복 후 복귀했지만 다시 근육 부상을 입은 것은 일정과 피로 누적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페예노르트는 올 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와 UEFA 유로파리그를 병행하고 있다. 황인범은 시즌 초반부터 리그와 유럽대항전 모두 풀타임에 가깝게 출전해왔다. 짧은 휴식과 높은 강도의 일정이 겹치며 근육 부상의 위험이 커졌다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국가대표 일정까지 병행한 것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이동 거리가 길고, 시즌 중 장거리 비행이 잦은 유럽파 선수들에게는 피로 누적이 큰 리스크다.
황인범. / 뉴스1
황인범 공백은 홍명보 감독에게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대표팀의 중원은 그를 중심으로 전개돼왔기 때문에, 그의 대체자 발탁이 시급하다.
홍명보 감독은 최근 대표팀 명단 발표에서 백승호(전북), 고영준(포항), 박용우(울산) 등을 꾸준히 관찰해왔다. 백승호는 중거리 슈팅과 킥력이 좋고, 고영준은 빠른 패스 전환과 드리블 돌파에 강점을 가진 선수다. 그러나 둘 다 황인범처럼 전체적인 경기 리듬을 조율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황인범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할 선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따라 홍명보 감독은 이번 A매치에서 전술 실험을 병행하며 ‘플랜B’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불과 7개월 앞둔 시점에서 주전 미드필더의 부상은 대표팀에 큰 변수다. 홍명보호는 최근 전술적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손흥민, 황희찬, 조규성 등 공격진 중심으로 조합을 다듬어왔지만, 중원에서의 리더십 공백은 전방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볼 점유율을 중시하는 홍명보 감독 특유의 전술에서, 중앙 미드필더는 단순한 수비형이나 공격형이 아닌 조율형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중원 사령관'으로 불리는 황인범. 뉴스1 인물 사진 활용해 제작한 자료 이미지.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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