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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은 4975만 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대비 4.9% 감소한 수치다. 3분기 기준 출하량이 5000만대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점유율은 각각 17.2%, 11.7%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각각 0.4%포인트, 1.5%포인트 줄었다. 삼성전자는 그나마 1위를 유지했지만, LG전자는 중국 하이센스(15.4%), TCL(14.9%)에 밀렸다. 하이센스와 TCL의 점유율은 한국 기업들과는 달리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포인트, 0.6%포인트 올랐다.
산업계가 TV사업을 주시하는 것은 불황이 구조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면서 TV를 잘 보지 않는 추세가 전 세계적으로 심화하고 있는 데다, 국내 기업들이 확고한 우위를 점해 왔던 기존 시장 역시 중국이 서서히 잠식하고 있는 것이다. 산업계 한 고위인사는 “과거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TV 하드웨어 엔지니어들을 두 축으로 해서 연구개발(R&D)을 끌고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제는 TV의 상징성이 크게 저물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중순 실시하는 글로벌 전략회의의 주요 화두 중 하나 역시 TV 불황 타개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3일부터 사업보고회를 진행 중인 LG그룹도 중국의 부상에 따른 TV 사업 반등안을 두고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VD·DA사업부와 LG전자 MS사업본부는 올해 3분기 나란히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한국산 TV는 하드웨어만큼이나 소프트웨어에도 차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TV에 탑재되는 인공지능(AI)의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예컨대 사용자가 영화를 시청할 때 줄거리 요약본을 원한다면 이를 간단한 음성으로 요청한 후 내용을 받아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025년형 TV와 모니터에 생성형 AI ‘퍼플렉시티’를 업계 최초로 탑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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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내부에서는 결국 독자 운영 체제인 ‘웹OS’가 살 길이라는 말이 나온다. 웹OS는 AI가 시청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의 성향에 맞게 광고와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올해까지 전 세계 2억6000만 대의 TV에 웹OS가 탑재돼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웹OS 매출은 1조원을 넘겼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TV 브랜드 제품에도 탑재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소프트웨어에 힘을 주는 만큼 가격이 오를 수 있는 점은 변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저가 TV 공세가 지속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이 기꺼이 선택할 정도의 가격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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