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향후 한국 경제의 미래를 책임질 20대의 구직 포기자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국가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커진다. 전문가들은 20대 눈높이를 충족할 양질의 일자리 제공과 함께 산업 현장 수요에 맞는 교육을 병행하는 등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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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음’ 비중 역대최다…20대 비중 급증
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최근 낮은 실업률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이후 실업률은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당시 실업률은 최대 4.5%까지 치솟았지만, 2021년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인 9월 실업률은 2.1%다. 경제학에서는 과거 실업률 6%선을 완전고용 상태로 판단했지만, 최근에는 3~4% 선으로 낮춰 보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현재 실업률은 완전고용 상태인 셈이다. 완전고용이란 일을 할 의사와 능력을 갖고 취직을 희망하는 자가 원칙적으로 모두 고용되는 상황을 의미한다.
하지만 최근의 실업률을 숫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21년 4.6%를 정점으로 올해 3분기 1.2%까지 떨어졌다. 경제 성장이 둔화했음에도 실업률이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KDI는 이 같은 괴리의 원인을 ‘구직 포기’에서 찾았다. 특히 20대의 구직 포기에 주목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5일 발표한 ‘비경제활동 및 비임금근로 부가조사’를 살펴보면 올해 8월 기준 ‘쉬었음’ 인구는 264만 1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 3000명 늘었다. 8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다. 이 가운데 20대는 43만 5000명(16.5%)으로 60대(95만 1000명, 36%)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았다.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 기준으로 조사 기간 중 비취업상태인 인구 중 지난 4주 내 구직활동을 한 경우에만 실업자로 분류되고 나머지는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한다. 이런 탓에 구직 포기자의 비중 증가는 실업률 하락에 영향을 끼친다.
KDI 자체 분석에 따르면 2005년 15세 이상 생산가능인구 중 ‘쉬었음’ 비중은 3.2%에 불과했지만, 2025년에는 5.6%로 증가했다. ‘쉬었음’ 비중은 20대에서 두드러지게 늘었다. 이 기간 20대 ‘쉬었음’ 비중은 3.6%에서 7.2%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같은 기간 20대 생산가능인구는 17%(694만명→575만명) 줄었지만, ‘쉬었음’ 인구가 25만명에서 41만명으로 64% 급증했기 때문이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20대의 구직 포기 증가는 2005년 대비 2025년 실업률 하락폭 0.9%포인트의 45~71%를 설명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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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 중요성 커져…산업 수요 부합한 교육도 필요”
20대 구직 포기 증가의 이유로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손꼽힌다. 눈높이를 충족할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지난해 20대 ‘쉬었음’ 인구 중 30.4%는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쉬고 있다’고 응답했다. 같은 응답을 한 비중은 올해 34.1%로 전년대비 4.1%포인트 상승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청년층에 충분히 제공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심화되면서 처음부터 양질의 일자리에 취직하지 않으면 이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탓에 소위 눈높이에 맞지 않으면 차리리 구직을 포기하고 그냥 쉬는 청년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미스매치 해결을 위한 교육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 총괄은 “청년층이 구직활동 시작하는 단계서 본인들이 학교에서 교육받은 내용과 실제로 고용주가 원하는 능력과 경력 간 괴리가 있다”며 “산업 수요에 부합하는 교육 과정이 있으면 청년층의 고용시장 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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