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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승철 한은 경제통계1국 국장은 6일 ‘9월 국제수지(잠정)’ 설명회에서 “9월 경상수지는 134억 7000만달러 흑자로 전월보다 큰 폭 확대됐다”며 “상품 수지가 반도체, 선박 수출의 호조 등으로 역대 2위를 기록한데다 본원소득수지도 흑자 폭이 늘면서 9월 기준 역대 2위를 기록한 영향”이라고 했다.
올해 9월 경상수지는 전월(91억 5000만달러)에 비해 흑자폭을 확대하면서 두 달 만에 다시 100억달러대를 회복했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142억 4000만달러 흑자로, 전월(94억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늘었다. 역대 두 번째로 큰 흑자로, 역대 1위 기록인 2017년 9월의 145억 2000만달러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신 국장은 “1~9월 누적 경상수지는 전년 동기보다 늘어난 827억 7000만달러 흑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며 “수출이 늘어난 가운데 수입은 에너지를 중심으로 감소하면서 상품수지가 역대 3위였고, 본원소득수지 같은 경우 그간 누적된 대외 투자 자산의 영향으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데 따른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상수지 호조를 이끄는 가장 큰 요인은 예상보다 좋은 반도체 수출 실적이다. 신 국장은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의 접어들면서 반도체 수출이 호황을 보이고 있다”며 “비(非)정보기술(IT) 품목 중에서도 자동차 같은 경우 대미 자동차 수출이 줄긴 했지만 유럽이나 기타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가 이뤄지면서 선방하고 있다”고 했다.
향후 경상수지 흐름에 대해선 10월은 긴 추석연휴의 영향 등으로 흑자폭이 다소 줄었다가 11~12월에는 흑자폭이 확대되며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신 국장은 “10월 통관 수출은 호조세를 유지했지만 9월에 비해선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감소했다”며 “10월 경상수지도 9월에 비해서는 조금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10월의 경우) 일시적인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 있기 때문에 11월과 12월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 △유가 안정 △본원소득수지 흑자 기조 유지 등으로 양호한 경상수지 흑자 흐름을 회복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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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신 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경상수지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데, 반도체 업사이클 외에 어떤 요인이 있을까.
△(신 국장)전반적인 올해 통상여건을 보면 대미 수출이 품목 관세 영향으로 부진한 가운데서도 경상수지가 6월 사상최대치, 9월엔 역대 두번째로 큰 폭 흑자 기록했다. 여기서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가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어서 호황을 보이는 것. 자동차는 대미 수출이 줄긴 했지만 유럽이나 기타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 이뤄지면서 선방했다. 선박도 수출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는 등 비IT 품목도 수출 다변화 노력. IT 부분의 수출 호조세가 큰 영향을 주고 있지만 비IT 품목에서도 반등의 기미가 보이고 있어서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나고 있다.
또 하나의 요인은 수입 쪽에서 국제 유가 하락하면서 (경상수지 흑자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간 누적된 대외 순자산에서 발생한 배당소득이나 투자 소득이 계속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경상수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간경상수지 전망치인 110억달러 달성 가능할까.
△(신 국장)조사국에서 역대 최대치인 1100억달러 전망한 상태. 10월 경제상황평가에서 상향 가능성 있다는 언급도 있었는데,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호조세가 예상보다 강한 면이 반영된 것 같다. 그동안 불확실했던 한미 관세협상이나 미·중 관세협상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어느 정도 완화된 부분이 있어서 반영될 것 같다.
-1100억달러도 역대 최대인데, 조사국에선 상향 가능성 있다고 했다. 10월 통관 수출도 나왔는데 어느 정도 상방이 열려 있는지.
△(신 국장)10월 통관 기준 무역수지가 발표됐는데 10월 초 추석연휴가 장기간 있어서 조업일수가 줄어든 영향이 있다. 그럼에도 반도체 수출이 워낙 좋았기 때문에 10월 통과수출은 호조세를 유지했지만. 무역수지는 9월에 비해서 흑자규모가 조금 줄었다. 이 영향으로 10월 경상수지도 9월에 비해선 흑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일시적인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 있기 때문에 11월과 12월에는 △반도체 수출 호조 △유가 안정 △본원소득수지 흑자 기조 유지 등으로 양호한 경상수지 흑자 흐름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선박 수출이 좋은 것 같은데 설명 부탁한다.
△(신 국장)2022년 2023년 경에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많이 했었는데 그런 부분이 올해 들어 통관수출에도 많이 잡히고 있다. 통관 기준 수출은 관세선을 통과할 때 한번에 잡는데, 경상수지에서는 그런 부분은 조정해서 반영하고 있다. 지금까지도 경상 수지 상품 수출에서 선박 수출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10월은 해양 플랜트 수출이 통관수출에 많이 잡혀 있는데, 조정해서 10월 경상수지에 반영할 예정이다. 선박 같은 경우 미국과 조선 협력 펀드 이야기도 나오고 우리 선박 제조 기술이 고부가 쪽으로 많이 전환이 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선박 수출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박 수출은 어떻게 조정하나.
△(신 국장)선박 간은 경우 건조에 2~3년씩 걸린다. 장기간에 걸쳐서 건조가 되는데. 통관기준 수출입 같은 경우는 관세선을 통과할 때 한번에 금액을 잡는다. 그런데 건조 기간이 장기간인 생산물은 중간중간 기성에 따라 대금을 받는다. 경상수지를 집계할 때는 (중간에 대금을 받는 만큼)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으로 보고 수출이 된 것으로 본다. 외환전산망이나 조선사 정보 등을 통해서 (현재 진행 상태를 파악해) 통관 수출에서 잡혔던 부분을 조정해서 반영한다.
-운송수지는 적자전환 이유와 추세 지속될지.
△(신 국장)상품을 수출할 때 해상 운임하고 수입을 할 때 선박 운임이 차별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은 선박 수출할 때 이용하는 해상 운임 단가가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수출할 때 사용하는 컨테이너 운임은 떨어지고. 원자재 수입할 때 많이 이용하는 벌크선 운임 단가는 올라가고 있어서 운송수지가 적자였다. 운송수지는 국내나 해외 어느 나라 선박을 많이 이용하느냐, 수출입 운임 가격이 어떠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흑자가 나기도 적자가 나기도 한다. 그런 상황이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대미투자 펀드 관련해서 본원소득수지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 설명 부탁.
△(신 국장)구체적으로 실제 돈이 나갈 때 어떤 돈이 나가고 나간 돈이 어느 부분에 투자가 이뤄질지는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원론적인 수준에서 말하면 조선협력펀드는 보증 등이 있어서 당장 경상수지에 직접적인 영향이 클 것 같진 않다.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나가는 부분에 대해서는 재원조달을 어떻게 해서 어떤 자금이 나가는지에 따라 다르다. 경상수지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금융계정에서 외화 자산과 부채 항목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 돈이 나가서 해외 공장을 짓거나 투자를 하는 과정을 통해서 국내 원부자재나 인력투자 등이 이뤄지면 상품수지에서 수출에 기여할 것 같고. 사업이 본 단계에 들어가서 영업이익이 발생해서 국내로 이익 배분이 들어오는 부분은 본원소득수지에 투자소득수지로 잡히기 때문에 경상수지를 늘리는 요인이 될 것 같다.
전체적으로는 대미 투자가 늘면 관련 원부자재 수출 등이 늘어날 수 있어서 경상수지엔 약간 긍정적인 요인이긴 하다. 언론 등에선 국내 제조업 공동화, 국내투자 여력 위축 등에 대해 우려가 큰데, 그런 부분은 앞으로 정부와 기업이 협의해서 우리나라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이 진행돼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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