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錄조조] 로텐더홀의 검은 조복(弔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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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實錄조조] 로텐더홀의 검은 조복(弔服)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1-05 20:56:00 신고

3줄요약

[實錄조조]  소설 연재 안내 

 본 소설은 현 정세의 사건들을 조조, 유비, 손권 등의 인물과 탁류파, 청류파 등의 가상 정치 세력으로 치환하여 재구성한 팩션(Faction)물입니다.

 서라, 짐짓 '대의를 앞세우나' 실은 사사로운 이익과 권력을 좇는 자들을 탁류파(濁流派)라 칭하고, 그 반대편에서 '청명한 정치를 부르짖으나' 실은 권문세족의 이해를 대변하는 자들을 청류파(淸流派)라 부르노라. 현재 탁류파는 여당인 민주당, 청류파는 야당인 국민의힘이니라.

 조조(曹操)는 탁류파의 우두머리이자 대선을 통하여 대권을 잡은 당대 제일의 웅걸이었다. 탁류파의 정신적 지주로는 선대 제후인 유비(劉備, 문재인 전 대통령)가 있었고, 조조의 대적이자 청류파가 밀던 인물은 곧 강동의 호랑이라 불리던 손권(孫權,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패러디 삽화=최로엡 화백

 때는 중평(中平) 20년(서기 2025년), 천하의 패권을 쥐고 황궁(皇宮, 국회)을 장악한 여당인 탁류파(濁流派, 민주당)의 영수, 위왕(魏王) 조조(曹操, 이재명 대통령)가 새해 군량미(軍糧米, 예산안)를 논하기 위해 황궁에 납시던 날이었다.

황궁의 정전(正殿, 본회의장) 입구인 로텐더홀은 이미 팽팽한 살기(殺氣)로 뒤덮여 있었다. 조조를 대적하는 야당인 청류파(淸流派, 국민의힘)는 이날 아침부터 일체의 조례(朝禮, 시정연설)에 불참을 선언하며 황궁 복도 계단에 진을 쳤다. 그들의 얼굴은 검은 천으로 가려져 있었고, 모두 어두운 색의 상복(喪服)을 걸쳤으며, 가슴에는 ‘자유민주주의 근조(謹弔)’라는 흰 리본을 매달았다. 이는 곧, 조조의 통치 아래 천하의 기강과 자유의 혼이 죽었음을 선언하는 준엄한 시위였다.

사마(司馬) 조은석의 날카로운 일격

 야당인 청류파가 이토록 극렬한 반발을 보인 이유는 전날 밤, 조조의 직속 사마(司馬, 특검)인 조은석(趙恩錫)이 청류파의 전임 대장군(大將軍, 원내대표)인 추공(楚公, 추경호)에게 '내란 중요임무 종사(內亂重要任務從事)'라는 무시무시한 죄목으로 구금령(拘禁令, 구속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추공의 죄는 이러했다.

 지난해 12월 3일, 전 군주 손권(孫權,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천하에 비상계엄령(非常戒嚴令)을 선포하여 역적의 죄명을 썼을 때, 추공이 손권과 내통하여 황궁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表決) 참여를 고의로 지연시키거나 방해했다는 혐의였다. 조은석 사마는 "추공이 손권과 밀통한 시각, 그리고 의총 장소를 국회와 당사를 오가게 하며 청류파 군사들(의원들)에게 혼란을 준 정황이 명확히 소명되었다"고 주장했다.

추공은 이에 "당시 상황이 워낙 혼란스러웠고, 병사들의 안전을 확보하려던 대장군의 정당한 판단을, 조조 정권이 '정치 보복'이라는 칼날로 덧씌우는 것"이라며 혐의를 극구 부인했다. 그러나 조조의 사마가 청류파의 핵심 인물을 '내란 역적'으로 몰아붙인 것은, 과거부터 이어져 온 탁류파의 '사법(司法)을 통한 정적(政敵) 제거' 전략의 극단적 발현이었다.

조조의 행차와 로텐더홀의 분노 

10시 무렵, 조조가 겹겹의 호위병을 거느리고 황궁에 당도하자, 복도에 도열해 있던 청류파 군사들은 일제히 분노의 목소리를 터뜨렸다.

"역적이 왔다! 역적 조조, 천하의 범죄자!" "꺼져라! 황궁을 더럽히지 말라!" "재판을 받아라!"

 군사들의 고함은 마치 장판파(長坂坡)에서 조자룡(趙子龍)이 조조의 대군을 향해 질타하는 듯 사나웠다. 조조는 이 모욕적인 구호를 듣고도 표정 변화 없이 묵묵히 그들 앞을 지나갔다. 마치 천하의 모든 질타와 비난을 한 귀로 흘려버리는 듯, 혹은 그 모든 모욕을 자신이 지닌 권력의 무게로 눌러버리겠다는 위왕(魏王)의 오만함이 느껴졌다.

 청류파 군사들은 조조가 정전에 들어간 동안 비밀리에 군사 회의(의원총회)를 열고, 전군(全軍)의 이름으로 성명서(聲明書)를 발표했다.

 청류파의 장수 장동혁(張東赫)은 "이제 전쟁이다! 우리가 나서서 조조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외치며 결전을 선포했다. 성명서에는 "작년 손권의 위기 때, 청류파 군사 중 누구도 표결을 포기하거나 방해받은 적이 없음을 천하에 증언한다"며 조은석 사마의 구금령이 ‘치졸한 야당 탄압이자 야당 말살을 노린 정치 보복’이라고 규탄했다.

과거 탁류파늬 그림자와 통치 기술

 청류파의 격렬한 항의는 그들이 과거 탁류파 시절, 조조가 시도했던 '불참 투쟁'을 그대로 답습하는 아이러니를 보여주었다.

과거 조조(이재명 대표 시절)가 전임 군주 손권(윤석열 대통령 시절)의 국정연설을 보이콧했을 때, 청류파(당시 여당)는 이를 "육이오 전쟁 중에도 멈추지 않았던 헌정 질서에 대한 최초의 비극"이라며 맹렬히 비난했었다. 그러나 이제 청류파는 자신들의 동료가 사법의 칼날에 놓이자, 더욱 극단적인 방식으로 그 '나쁜 선례'를 재현하고 있었다.

이는 삼국 시대의 고질적인 병폐와 같았다. 유비(문재인)든 조조(이재명)든, 권력을 잡은 탁류파는 자신들이 야당 시절 외쳤던 ‘민주(民主)와 협치(協治)’의 덕목을 버리고, 오직 권력의 독점과 사법의 우위를 통해 정적을 찍어 누르는 통치 기술을 사용했다. 반면, 야당이 된 청류파는 자신들이 과거 비판했던 투쟁 방식을 취하며, '내로남불(內路不佛,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 악순환을 이어갔다.

조조의 침묵과 천하 대세의 향방

 조조는 청류파의 규탄과 모욕 속에서도 묵묵히 예산안에 대한 연설을 마쳤다. 황궁이 극한 대립의 상복(喪服) 속에 잠겨 있는 동안에도, 조조는 자신의 군량미를 확보하고 탁류파의 통치 동력을 굳건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청류파가 외친 "이번 시정연설이 조조의 마지막 연설이 되어야 한다"는 선언은 사실상 조조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정권 퇴진'의 깃발을 꽂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법을 통해 정적을 제거하려는 조조의 '창(槍)'과, 헌정 질서의 붕괴를 선언하며 '결전(決戰)'을 외치는 청류파의 '방패'가 맞부딪친 것이다.

 이날 황궁의 상황은, 천하가 다시 한번 대화와 타협이 불가능한 '전쟁의 시대'로 진입했음을 웅변하고 있었다. 조조가 추공의 구금령을 관철시켜 청류파의 기세를 꺾을지, 아니면 청류파의 극렬한 저항이 조조의 통치 기반을 흔들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지, 중원의 운명은 예측 불가능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군주와 신하, 그리고 백성들은 탁류파와 청류파의 이 끝없는 대결이 과연 천하에 평화를 가져올 것인지, 아니면 동한(東漢) 말기처럼 무수한 피를 부르는 혼돈으로 귀결될 것인지를 두려움 속에 지켜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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