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회 말모이연극제 제주지역 대표작으로 선정된 극단 ‘예술공간 오이’의 신작 연극 ‘혀’(작·연출 오상운, 공동연출 김소여)가 11월 6일부터 8일까지 서울 대학로 후암 스테이지에서 공연된다.
‘말모이연극제’는 전국 각 지역의 언어와 지리, 문화적 특색을 살린 ‘우리말 예술축제’로, 각 지역 예술단체가 고유의 사투리와 정서를 담은 작품을 선보이는 무대다. 단순한 연극제를 넘어 언어와 문화의 다양성, 지역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축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연극 ‘혀’는 ‘거짓말’과 ‘소통’을 주제로 인간 내면의 복잡한 심리를 정면으로 마주한다.
어릴 적 부모를 따라 제주로 이사 온 한 소녀가 사소한 거짓말을 시작으로 평생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며, 결국 ‘착한 거짓말’을 합리화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그린다.
오상운 연출은 작품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며 하는 수많은 거짓 중에는 타인을 위한 것처럼 포장된 ‘착한 거짓말’이 있다”며 “그것이 정말 선한가, 혹은 자기합리화의 다른 이름인가를 묻고 싶었다”고 전했다.
공동연출 김소여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과, 타인의 결정으로 삶이 바뀌어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이 스스로를 비추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삶의 찰나가 만들어내는 파도처럼, 한순간의 선택이 인간의 흥망을 결정짓는 이야기를 담았다”고 덧붙였다.
‘혀’는 제주 방언과 감성이 녹아든 대사와 연출로 구성되어, 지역의 언어적 특색을 극대화했다. 관객은 단순한 대사 이상의 의미와 언어가 가진 감정의 질감과 지역의 숨결을 체험할 수 있다.
공연 제작을 맡은 극단 ‘예술공간 오이’는 제주에 기반을 둔 공연예술 단체로, 현대적 감각의 연극을 통해 지역문화의 정체성과 세계 보편의 감정을 연결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제주라는 독특한 문화와 자연 속에서 태어난 예술이 세계와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확장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은 김경미, 정윤희, 오상운, 신은오가 출연하며, 곽두환이 조명 디자인을 맡았다.
말모이연극제 운영위원장 이자순은 이번 행사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말모이축제&연극제’는 2016년 연극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됐습니다. 각 지역의 고유한 언어를 무대 언어로 발전시키고, 우리말의 인문예술학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그는 “서울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오는 2026년 제8회에서는 신춘문예 부문까지 신설해 지역 언어의 특색을 문학적으로 탐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극 ‘혀’는 단순한 서사극을 넘어 인간의 윤리적 모순, 말의 힘과 책임을 질문한다. ‘착한 거짓말’을 칭찬받으며 성장한 개인이 결국 사회 속에서 거짓을 정당화하는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은, 오늘날 우리 모두가 마주한 문제이기도 하다. 관객은 이 작품을 통해 “진실과 위선의 경계”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게 될 것이다. 연극 ‘혀’의 공연은 NOL티켓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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