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고성군 오호항 어촌신활력증진사업(유형 2)이 단순 보조금 집행을 넘어 '자립형 어촌 생활권 구축'이라는 목표를 향해 의미 있는 사회혁신 실험을 진행하며 눈길을 끈다. 특히 지난 10월 19일 고성군 죽왕면 오호 캠핑장에서 열린 '오호리네 가을식탁 & 테일마켓' 행사는 어촌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문화 경험을 통합하는 시도로, 향후 어촌 활성화 사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고성군과 앵커조직인 더루트컴퍼니(와 한국리노베링)가 주도한 이 행사는 어촌의 생활문화와 먹거리를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약 500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으며, 마켓과 체험 프로그램 등 40여 개 팀이 참여해 지역 기반의 상생과 실험의 장을 마련했다.
눈에 띄는 것은 행사를 총괄 기획한 링커기업 ‘테일 커피’와 고성 청년마을 프로젝트 ‘곁마을’ 등 지역과 연계된 주체들의 참여다. 독립서점, 작가, 아웃도어 브랜드 등도 함께 부스를 운영하며 방문객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와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이는 외부 자본 유치나 일회성 축제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내외의 다양한 주체들이 협력하여 콘텐츠를 창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이번 행사의 핵심 실험은 앵커조직이 기획한 '오호리네 가을식탁'이었다. 이들은 지역 특산물인 문어를 활용한 샐러드 레시피를 개발하고, 현장에서 방문객들에게 시식을 제공하며 직접적인 의견을 수렴했다.
단순한 시식 행사를 넘어 어촌 지역의 식문화 자원을 활용한 특화 먹거리 개발과 이를 체험형 콘텐츠로 결합한 '테스트 베드' 성격이 강했다. 이 실험 결과는 향후 지속가능한 어촌 식문화 모델 개발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방문객의 반응과 운영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에는 정례화된 시즌 마켓과 음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며, 문어 샐러드를 포함한 어촌 특화 먹거리의 상업화 모델 발굴도 추진된다.
오호항 사업은 이번 행사를 단순한 관광 유치형 축제가 아닌, 어촌 생활권의 먹거리 산업과 문화 경험을 통합해 제시하는 사회혁신 실험으로 정의했다. 주민들이 식문화를 설계하고 방문객과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사업의 최종 목표인 '자립형 어촌 생활권 구축'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단계적으로 검증하고 있는 것이다.
방문객들 역시 일반적인 '소비' 중심의 관광을 넘어 '지역성과 이야기'가 담긴 경험을 얻게 되어, 재방문 및 체류형 소비를 유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침체된 어촌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리노베링 이승민 대표는 "오호항이라는 공간에서 주민과 방문객이 식탁을 나누고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 지역의 일상이 바뀌는 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히며, 이번 사업이 단순 시설 개선을 넘어 지역 주민의 삶과 문화 변화를 지향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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