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힌 유통家, 브랜드 집어삼킨 ‘NO’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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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유통家, 브랜드 집어삼킨 ‘NO’브랜드

이뉴스투데이 2025-11-05 1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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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 이마트에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 이마트에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유통채널 PB(자체 브랜드)상품의 폭발적 성장세가 시장구도마저 뒤흔들고 있다. 식품, 생활용품 제조사들이 자사 브랜드 제품(NB·National Brand)과 함께 PB상품을 유통채널로 공급하면서 존재 자체가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업태별 PB성장률 및 점유율’에 따르면 편의점의 PB상품 성장률은 19.3%로 NB상품(4.9%) 대비 세 배에 달하는 차이를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마트의 PB상품 성장률 역시 10.3%로 NB상품(5.1%)과 두 배 이상 높았다. 업계에서는 PB상품의 가파른 성장세가 NB상품 유통과 제조 간 힘의 균형을 흔들며 납품 협상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PB 상품은 협상 테이블에 직접 오르지 않지만, 거래 조건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암묵적인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통채널이 PB상품을 판매하면서 품목별 대체 가능성이 높아졌고, 납품 협상에서 PB는 가격과 물량 협의의 배경으로 인식되고 있다. 판매 데이터와 수요 예측을 근거로 한 유통채널 조정권이 확대되면서 제조사들은 단가와 납품 조건을 논의할 때 PB의 존재를 고려하는 경우가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지도가 높은 PB상품은 일정 수준 판매 안정성을 확보해 주는 만큼 유통채널은 이를 협상 시 참고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PB가 협상 과정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제조사와 유통 간 거래 구조가 이전보다 복합적으로 얽히는 모양새다.

PB상품 생산을 의뢰받은 제조사들은 납품 협상 외 여러 가지 고민을 안고 있다. 특히 NB제품을 함께 생산하는 곳은 유통채널의 주문에 따라 PB상품을 만드는 등 자사 브랜드와 같은 생산 라인에서 제조되는 구조다. 유사한 품목을 서로 다른 가격으로 공급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납품 단가와 브랜드 판매가의 격차로 수익성 관리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PB상품 생산은 일정한 물량 확보에 도움이 되지만, 단가 인하가 이뤄질 경우 NB상품 가격 경쟁력과 시장 내 인지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자사 브랜드 제품과 PB제품이 같은 진열대에서 경쟁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PB 확산이 단순한 판매 전략을 넘어 산업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유통채널이 상품 기획부터 생산, 가격 결정까지 포괄하는 단계로 진입하면서 제조사와의 관계가 이전과 달라지고 있다는 의미다. PB 비중이 커질수록 제조사가 유통채널 요구에 맞춰 납품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제조사의 영향력이 약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제조사와 유통채널 간 관계 변화의 방향을 두고 다양한 시각이 나온다.

PB 확대가 반드시 제조사에 불리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유통채널이 확보한 데이터를 제조사가 공동으로 활용하고, 상품 기획이나 품질 관리에서 협업이 진행되면 상생 모델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PB 중심의 거래 구조가 지금처럼 굳어진다면 거래·공급 주도권이 채널 측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제조사가 직접 소비자 접점을 확보하는 D2C(Direct to Consumer) 채널과 제품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역량이 향후 협상 구도에 영향을 줄 요소로 보고 있다. PB 확대가 유통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제조사의 자율성을 시험하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과거에도 양측 간 협력과 경쟁이 공존했지만, 최근에는 유통채널이 다품목을 확보하며 협상 과정에서 주도권을 넓히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규모가 작은 제조기업일수록 채널 의존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양측의 장기적 성장을 위해서는 상호 보완의 협력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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