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플로리안 비르츠가 마침내 리버풀에서 맞는 옷을 찾았다. 바로 왼쪽 측면 자리다.
5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4라운드를 치른 리버풀이 레알마드리드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리버풀은 승점 9점을 쌓으며 레알에 득실 차 1개 뒤진 6위에 올랐다.
비르츠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리버풀 합류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비르츠는 이날 경기에서 다소 어색한 포지션으로 선발 출격했다. 바로 왼쪽 측면 미드필더다. 아르네 슬롯 감독은 4-2-3-1 전형을 가동했는데 비르츠를 왼쪽 측면에 배치하며 소보슬러이 도미니크, 모하메드 살라와 2선을 구축시켰다. 비르츠는 지금까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대부분 활약했고 측면에 나오더라도 아예 공격적인 윙어로 배치됐다. 그러나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이날 비르츠는 분명 왼쪽 미드필더 첫 출전이었다.
비르츠는 왼쪽 미드필더에서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외려 중앙보다 측면에서 더 자유로운 모습이었다. 리버풀 합류 15경기 만에 맞는 옷을 찾은 비르츠는 강한 압박과 공격 템포를 살리는 창의적인 패스로 전방위 지역에서 굉장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비르츠는 발군에 활동량으로 왼쪽 측면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닌 중앙, 우측면 모두 자유롭게 오가며 공격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전반전 인상적인 장면을 수차례 남겼다. 비르츠는 전반 10분 코너플래그 부근에서 딘 하위선에게 과감한 태클로 공을 뺏었고 소보슬러이 도미니크와 패스 연계 후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에게 연결했다. 전반 27분 오른쪽 측면을 직접 돌파한 뒤 소보슬러이에게 정확한 컷백 패스를 보냈다. 전반 36분에는 혼잡한 중앙 지역에서 위고 에키티케와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간을 창출하기도 했다.
비르츠는 공을 잡는 모든 장면에서 빠르고 정확하며 활기찼다. 후반전에는 날카로운 킥으로 버질 판다이크의 헤더골을 만들 뻔도 했다. 비르츠는 88분을 소화하며 기회 창출 5회, 빅 찬스 메이킹 1회, 드리블 2회 등 기록하며 절정의 컨디션을 증명했다. 더 대단한 건 이날 비르츠는 무려 11.4km를 뛰며 왕성한 체력으로 유명한 소보슬러이(10.6km)보다 0.8km 더 많은 활동량을 가져갔다는 점이다.
비르츠의 왼쪽 측면 활약 덕분에 슬롯 감독은 공격진 교통 정리에 큰 힌트를 얻었다. 기존에 중앙으로 접어드는 플레이만 일관한 코디 각포보다 전방위적으로 다양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비르츠의 왼쪽 배치로 리버풀은 여러 공격 조합 구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예시로 에키티케와 알렉산데르 이사크를 투톱에 배치하고 왼쪽 측면에 비르츠를 둬 공격적인 포지션 스위칭을 구상할 수도 있다.
경기 후 슬롯 감독은 비르츠 활약에 만족감을 표했다. 기자회견에서 슬롯 감독은 “이미 여러 번 말했지만, 다시 한번 말하겠다. 다른 리그에서 왔고, 매일같이 다른 스타일의 팀과 원정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니 적응이 필요하다. 그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일이고, 22세 선수라면 더더욱 그렇죠. 비르츠는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오늘도 많은 기회를 만들어냈다”라고 평가했다.
혼신을 불태운 비르츠가 후반전 교체 아웃될 때 안필드 전역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스포츠 전문 매체 ‘애슬레틱’은 “비르츠에게, 그날 밤은 정말로 좋은 밤이었다”라며 레알전 최고의 활약을 조명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리버풀 X 캡처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