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생명의 은인' 방미리 감독이 말하는 진정한 구원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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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생명의 은인' 방미리 감독이 말하는 진정한 구원의 의미

엘르 2025-11-05 17:13:12 신고

자립을 위해 자립정착지원금 500만원으로 집을 알아보는 〈생명의 은인〉의 주인공 세정.

자립을 위해 자립정착지원금 500만원으로 집을 알아보는 〈생명의 은인〉의 주인공 세정.

예능 PD로 생활한 지 10년, 영화 〈생명의 은인〉을 세상에 공개했다. 당신의 원래 꿈은 영화감독이었다고

대학 졸업 시기에 영화대학원 진학에 실패하자 차선책으로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예능 PD로 일했다. 그때 예능의 재미를 알게 됐지만, 6년간 예능 일에 매진하다 보니 공허해졌다. 그 공허함의 근원은 잊고 있던 영화감독의 꿈 때문이었고, 늦기 전에 영화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생명의 은인〉 이야기를 처음 떠올렸을 때, 마음속에 가장 먼저 자리한 것

바닷가 노을 아래 선 두 여자의 실루엣. 500만 원을 두고 각자의 입장을 가진 세정과 은숙이 실랑이를 벌이는 장르적인 이야기로 접근했다. ‘자립을 위한 전 재산 500만 원을 생명의 은인이 본인 수술비로 빌려 달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이 두 인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을까? 왜 지금 다시 만나야 했나?’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생과 사, 인연과 운명, 가족의 진정한 의미를 묻는 무거운 이야기가 됐다.


자립정착지원금 500만 원은 세정의 자립을 돕거나 혹은 방랑자 은숙의 폐암을 치료하는 데 쓰일 수 있는 구체적인 액수의 돈을 두고 두 사람은 긴밀하게 얽힌다

이 돈은 누군가에게는 절박한 돈이고, 누군가에게는 사치품을 살 정도로 무의미한 돈이다. 그래서 아주 현실적인 금액이고. 500만 원을 두고 개인의 환경에 따라 의견이 갈리는 지점이 한국 사회의 현실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진짜 자립이란

무엇이든 혼자 해내는 자신만의 힘을 기르는 것이자 다른 사람을 믿고 함께 나아가는 용기.


11월 5일 개봉하는 〈생명의 은인〉의 방미리 감독 .

11월 5일 개봉하는 〈생명의 은인〉의 방미리 감독 .

세정과 은숙은 서로의 생명을 구원했다지만, 동시에 서로를 시험에 들게도 한다. 당신에게 구원이란

스스로 굴레를 벗게 해주는 행위. 세정은 생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지만, 은숙의 말을 통해 비로소 “너의 생일은 축하받아도 되는 날”임을 깨닫는다. 그 말이 그의 굴레를 벗긴다. 은숙 역시 세정을 통해 ‘누군가에게 기억되는 삶’을 살며 마지막 구원을 얻는다.


두 사람은 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서로를 통해 ‘가족’을 경험한다

가족은 서로를 특별히 기억하는 존재라는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생일과 기일을 챙기며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어린 시절을 내가 죽은 후에도 나의 살아온 시간을 되새기며 이야기하는 존재가 가족이다.


세정을 연기한 싱어송라이터 겸 배우 김푸름과 은숙 역의 송선미 배우의 촘촘한 연기가 돋보인다. 두 배우에게 간절히 부탁한 것은

세정에게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단단함이다. 세상 물정에 어두워도 자신의 빛을 잃지 않는 아이, 세상이 가로막아도 기어코 한 발자국 내딛는 아이, 꺾인 믿음을 완전히 짓밟힐 것 같지 않은 아이로 그리고 싶었다. 은숙의 핵심은 모호함이다. 분명 이상한 여자 같기도 하고, 어쩌면 좋은 사람인 것 같기도 한, 어떤 순간에는 진심인 것 같지만 모든 순간이 거짓인 것 같은 알쏭달쏭한 면을 표현해 달라고 요청했다.


영화 〈생명의 은인〉은

주인공이 소중한 사람을 잃은 화재 사건을 두고 생과 사를 다루며 생명의 가치와 가족의 의미를 묻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소재만 접한 사람들은 자립준비청년, 미혼모라는 캐릭터 설정이 회색빛의 사회고발적 영화라고 추측할 수도 있다. 다만 세정의 생명력을 고스란히 느끼도록, 관조적이고 담담한 영화가 되지 않도록 만들려고 했다.


서로에게 은인이 되어준 세정과 은숙의 모습. 감독이 떠올린 첫 장면이다.

서로에게 은인이 되어준 세정과 은숙의 모습. 감독이 떠올린 첫 장면이다.

이 영화를 만들며 자신에게 생긴 변화는

그 어떤 것도 혼자 해낼 수 없고, 도움과 관심으로 어떤 일이 완성된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사람의 소중함을 느꼈다. 겸허한 마음도 함께.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든다면

이 작품을 통해 누군가가 누군가를 살리는 이야기, 구원하는 이야기를 생각해 봤다면, 반대로 인간과 인간이 만나 파멸하는 이야기. 어두운 면도 다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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