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 SKC가 2년 만에 분기 매출 5000억 원대를 회복하며 뚜렷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주력인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북미향 판매가 크게 늘고 반도체 소재 사업이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덕분이다. 여기에 세계 최초 상업화를 노리는 글라스 기판 사업도 첫 양산 샘플의 고객사 인증에 돌입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청신호를 켰다.
SKC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5060억 원, 영업손실 528억 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9% 증가했고, 영업손실 폭은 175억 원 줄었다.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로 사업 전반의 체질 개선과 신성장 동력의 성과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이차전지 소재·반도체 동반 성장…'AI·북미' 효과 톡톡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이차전지 소재와 반도체 소재 사업이다. 이차전지 소재사업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확대되며 전 분기 대비 매출이 31% 급증한 1667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높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기반의 에너지저장장치(ESS)향 동박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해 매출 성장을 뒷받침했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판매량도 꾸준히 확대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사업은 분기 최대 매출인 645억 원과 영업이익 174억 원을 달성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ISC 인수 후 테스트 소켓과 장비 사업을 합병한 시너지가 본격화된 결과다. 특히 테스트 소켓 사업 부문은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고부가 비메모리 제품 판매가 늘면서 분기 영업이익률 33%라는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게임체인저' 글라스 기판, 고객사 인증 돌입…상업화 '성큼'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는 신사업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 SKC가 세계 최초 상업화를 추진 중인 반도체 글라스 기판 사업은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첫 양산 샘플을 제작해 글로벌 고객사의 인증 절차에 돌입했다. 시제품은 앞서 진행된 시뮬레이션 평가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 내년도 상업화 목표 달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글라스 기판은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얇고 전력 효율이 높아 AI,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반도체의 '게임 체인저'로 불린다.
화학사업은 매출 2735억 원, 영업손실 74억 원을 기록했다.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견조한 매출을 이어갔고, 원료가 안정화에 따라 적자 폭을 전 분기 대비 큰 폭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4분기에는 계절적 성수기에 따른 프로필렌글리콜(PG) 수요 확대가 예상돼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비주력 사업 매각 등 체질 개선…재무건전성 강화 박차
SKC는 핵심 사업 중심의 효율적인 자본 구조를 완성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영구 전환사채(EB) 발행과 반도체 비주력 사업 매각 등으로 대규모 현금을 확보하며 재무건전성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SKC는 연말까지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과제를 마무리하고 확보된 재원을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SKC 관계자는 "각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중심의 성장 구조 확립에 집중하고 있다"며 "글라스 기판을 포함한 신사업의 성과 창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한편, 중장기 재무안정성 강화에도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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