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디에프는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수요예측은 오는 19일, 발행일은 이달 27일로 예정됐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며, 인수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영구채 표면상 만기는 30년, 5년 조기상환권(콜옵션) 부여의 단일물이다. 증액 발행은 없을 전망이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영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일부 권역 철수로 위약금을 냈고, 이에 대한 손실금을 충당하기 위한 목적이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신세계디에프는 이사회를 열고 인천공항 제1터미널 주류·담배 구역(DF2)에 대한 영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신세계면세점은 2023년 객단가 기반 임대료 조건으로 인천공항공사와 사업권 계약을 했으나, 소비패턴 변화와 해외 관광객 구매력 감소로 적자가 심화하면서 공항공사에 임대료 조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공사가 법원 조정(임차료 27% 인하 강제조정안) 이후에도 조정 불가 입장을 고수했고, 신세계디에프는 면세사업 운영 효율화를 위해 사업권을 반납(영업 종료는 2026년 4월 28일)했다.
다만 기간 만료(~2033년 6월) 전 사업권 반납으로 신세계디에프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1910억원의 위약금을 지급했다. 이주원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철수 이후 임차료 부담 완화로 중기적으로는 영업수익성이 일부 회복될 것으로 보이나, 단기적으로는 주요 영업점 철수로 인한 외형 축소와 일회성 비용 반영에 따른 수익성 저하·현금 유출로 인한 재무부담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신세계디에프 2024년 말 재무지표에 위약금 납부 영향 반영 시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27.9%, 48.3%에서 552.3%, 60.1%로 크게 늘어난다. 자본 확충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라 영구채 발행으로 자금 수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모회사인 신세계(신용등급 AA0, 안정적)가 신세계디에프 영구채에 보증을 섰다. 신세계디에프가 이자 납입을 못하면 모회사가 대신 부담하는 구조다. 한 증권사 DCM(채권자본시장) 담당자는 “보증이 없다면 신세계디에프 단독 발행은 어려웠을 것”이라며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신세계 신용을 활용, 사실상 신세계에 손 벌린 구조”라고 짚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영구채는 부채로 잡히지 않지만 이자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재무 부담은 남는다”며 “단기 재무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 보증을 통해 조달 비용을 낮췄다 해도 이자비용(4% 초·중반)은 연간 4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한편 모회사 신세계는 실적 개선을 전망한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수 소비경기 호조와 외국인 매출 증가로 백화점 부문의 호실적이 기대되는 가운데 인천공항점 면세사업권 2권역 반납으로 신세계 전사 실적 가시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