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로 신산업 창출'에 초점 맞춘 듯…전력 직접 거래·전기요금 별도 설정 가능
7차 에너지 이용 합리화 계획 확정…'데이터센터' 전력효율 전수조사 등 '특별관리'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제주와 전남 등 4곳이 '분산에너지 특구'가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5일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4곳을 선정했다.
지난 5월 최종 후보지에 오른 7곳 중 3곳이 탈락한 것이다.
선정된 곳들 전남과 제주, 부산 강서구, 경기 의왕시 등으로 앞서 최종 후보지 발표 시 '신산업 활성화 유형'으로 분류된 곳들이다.
탈락한 곳은 경북 포항시와 울산 미포산업단지와 충남 서산시 등 3곳인데 이 가운데 미포산단과 서산시는 '수요 유치형'에 해당했다.
신산업 활성화는 '분산에너지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연계하고 특구에 부여되는 특례를 이용해 신산업을 발굴하는 유형'이고 수요 유치는 '분산에너지 발전설비를 중심으로 새로운 전력 수요를 유치하는 유형'이다.
결과만 보면 지역 단위로 전력 수급을 맞추는 데 넘어 '새로운 산업 창출'에 초점을 맞추고 특구를 지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분산에너지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공간·지역 또는 인근에서 생산하는 일정 규모 이하 에너지로 재생에너지와 소형모듈원자로(SMR) 등을 포함한 설비용량 40MW(메가와트) 이하 모든 발전설비와 500MW 이하 집단에너지 발전설비 등이 해당한다.
분산에너지 특구는 에너지를 사용할 곳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이른바 '지산지소(地産地消)'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도입됐다. 해안에 대형 발전소를 짓고 여기서 생산한 전기를 대규모 송전망으로 수도권과 대도시들에 공급하는 현재 중앙집중식 에너지 공급체계가 일으키는 문제를 완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분산에너지 특구 내 분산에너지 사업자는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사용자에게 직접 전력을 팔 수 있다. 또한 전기요금을 한국전력과 달리 설정할 수도 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들은 분산 에너지 특구가 되면 '지역에서 생산한 값싼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다'라는 장점을 내세워 데이터센터 등 전력 수요가 많은 첨단산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애초 상반기 분산에너지 특구가 선정될 예정이었으나 에너지위 위원 임기가 종료된 상황에서 환경부로 에너지 관련 업무를 넘겨 기후부를 출범시키는 정부 조직 개편이 겹쳐 새 위원회 구성이 늦어지면서 특구 선정도 늦어졌다.
이날 에너지위에서는 제7차 에너지 이용 합리화 기본계획도 확정됐다.
정부는 7차 에너지 이용 합리화 기본계획을 시행해 2029년 에너지 수요량과 원 단위를 각각 2억1천100만 석유환산톤(TOE)과 0.084TOE로 전망보다 더 줄이고 더 개선하기로 했다.
7차 계획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전력 사용량이 많은 데이터센터를 '특별관리'하기로 한 점이다.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 수준을 전수 조사하고 매년 관련 지표를 관리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에너지 사용량 등을 시·도지사에 신고해야 하는 '에너지 다소비 사업장' 분류에 데이터센터를 추가한다. 현재는 데이터센터를 IDC(전화국)로 신고하게 돼 있다. 여기엔 통신업체 업무건물도 포함돼 데이터센터 에너지 사용량이 정확히 드러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대형 데이터센터에 맞춘 에너지 사용 계획 협의 기준을 신설하고 서버와 파워서플라이 등 데이터센터에 많이 쓰이는 기기에 '에너지 소비 효율 등급'을 매기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번 계획에는 재생에너지로 구동되는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 설비로 인정하고 연면적 1만㎡ 미만 건축물은 비전기식 냉방설비를 설치해야 하는 대상에서 제외, 가스히트펌프를 전기히트펌프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담겼다.
현재 한국전력과 가스·지역난방공사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에너지 공급자 효율 향상 의무화 제도'(EERS)를 본사업으로 전환하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징금 등을 부과하는 방안도 이번 계획에 포함됐다. 이 제도는 에너지 공급자가 사용자의 효율 향상을 위해 투자하도록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다.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5만TOE이상인 산업 부문 사업장이 대상인 '자발적 에너지 효율 협약' 참여 사업장은 200개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다. 현재 대상 기업은 30곳이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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