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네이버가 내년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연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산업 현장 인공지능(AI) 전환을 위한 피지컬 AI 플랫폼 개발에 나선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일 오전에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정확한 수치는 오픈하기 어렵지만 올해 GPU 포함 전체 인프라 투자는 1조원 단위로 예상한다”며 “내년 이후 피지컬 AI 등 신규사업 확대를 감안하면 GPU에만 1조원 이상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CFO는 “GPU 투자는 미래 선제 투자 외에도 공공기관이나 민간에 공급하는 서비스형 GPU(GPUaaS) 등 수익 연동 투자도 예상하기 때문에 이를 종합 감안해 재무적으로 허용되는 선에서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엔비디아로부터 투자 받은 GPU 6만 장도 그 범주 내에서 고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달 31일 정부와 삼성, SK그룹, 현대차그룹, 네이버클라우드 등에 26만장의 GPU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네이버는 엔비디아의 GPU 인프라를 6만개 확보하기로 한 상황이다.
GPU 인프라 투자를 바탕으로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차세대 ‘피지컬 AI’ 플랫폼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반도체, 조선, 에너지 등 국가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AI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AI 검색 결과 요약 서비스의 경우 3000만명 이상이 사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AI) 브리핑(검색 결과 상단에 AI가 요약한 내용 제공)은 지난 9월 말 종합 검색 쿼리의 15%까지 커버리지를 강화했다”며 “롱테일 질의에 대한 답변 만족도까지 높이며 3000만명 이상이 (AI 브리핑을) 사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관 질문 클릭 수는 AI 브리핑 도입 초창기인 4월과 비교해 5배 이상 확대됐다”며 “새롭고 복잡한 질문을 입력해야 하는 수고스러움 없이 깊은 탐색이 가능하고 네이버의 다양한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와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 대표는 올해 네이버만이 제공할 수 있는 쇼핑 전문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이용자의 상품 탐색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영역에서 다 잘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AI 에이전트’의 경우에는 네이버가 놓치면 안 되고 잘해야 하는 영역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쇼핑 AI 에이전트는) 이용자 개개인의 쇼핑을 밀착 지원하는 형태를 구상하고 있으며 이용자가 쇼핑 과정에서 궁금한 점을 물어보며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한 “하반기에는 통합검색 개편을 통해 맞춤형 검색 결과를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며 “내년에는 별도 탭으로 대화형 AI 검색을 활용할 수 있는 ‘AI 탭’을 출시해 쇼핑, 로컬(지역), 금융 등 데이터 기반 심층 검색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최근 ‘국가대표 AI’라고 불리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 5개 정예 팀에 선발됐다. 이와 관련해 최 대표는 “오랜 기간 기술 투자를 집행한 결실이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타사의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하는 등 유연한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다양한 협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소버린(주권) AI’에 가치를 두고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하는 건 글로벌 빅테크(대형 IT 기업)와의 제휴나 오케스트레이션 전략과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뿐만 아니라 타사 LLM도 활용하는 등 이미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얼라이언스는 언제나 열려있고 앞으로도 검토할 예정이며 LLM을 가진 빅테크와의 제휴도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며 “네이버의 경우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고 있고 클라우드를 비롯해 ‘풀스택’ 역량을 갖췄다는 것이 제휴를 추진할 때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엔터프라이즈 부문은) 그동안 레퍼런스를 확보하는데 집중한 결과, (이를) 성공적으로 가졌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며 “국내에서의 클라우드 도입률이나 AI 전환(AX) 속도가 어떨 지에 따라 (사업) 성장세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한 “AI 모델과 서비스 역량 모두를 확보한 사업자는 국내에서 네이버가 유일하다고 판단한다”며 “그 과정에서 엔터프라이즈 부문의 성장률 역시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