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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은 중국 관영매체를 인용해 중국 광둥성 선전시 중급인민법원이 이달 초 미얀마 범죄조직 ‘백가’(白家)의 두목 바이쒀청과 그의 아들 바이잉창을 포함해 핵심 간부 5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다른 조직원들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2명은 집행유예 사형, 5명은 무기징역, 9명은 3~20년 징역형 판결이 각각 내려졌다. 이들에겐 벌금, 재산몰수, 추방 등의 부가형도 함께 선고됐다.
이들은 중국인 수만명을 강제로 감금해 온라인 사기(피싱) 범죄에 동원하고, 살인·불법도박 등 중범죄를 저지른 혐의다.
범죄 이익은 290억위안(약 5조 8725억원)에 달한다. 3만건 이상의 사기 행각으로 100억위안이 넘는 불법 자금을 마련했고, 불법 도박으로 180억위안 이상을 벌어들였다.
중국인 피해자들 상당수는 가짜 구인광고에 속아 출국한 뒤 미얀마에서 납치를 당했다. 지인·브로커 소개나 연예인·모델 캐스팅 사기를 당한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조직의 철저한 통제 아래 피싱 사기나 불법 도박장에 강제 동원됐다. 이 과정에서 신체적 폭행·장기간 감금·고문 행위가 빈번히 발생했다. 6명은 살해를 당했고 1명은 자살했다.
백가 조직은 미얀마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의 지원을 받아 세력을 키운 대표적 친중 마피아로 꼽힌다. 이들은 미얀마 북부 라우카잉 지역을 본거지로 삼아 2000년대부터 불법 도박장과 유흥업소, 온라인 사기 거점을 운영하며 세력을 확장했다. 자체 민병대도 조직해 41개의 구역을 통제했다.
바이잉창은 과거 중국 국영방송 다큐멘터리에도 출연해 “우리 일가는 정치·군사 분야 모두에서 최고”라며 자부심을 드러낸 바 있다. 2023년 중국이 미얀마 군정에 강력히 압박을 가하면서 미얀마 내 범죄조직들도 몰락의 길로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국 공안은 백가 조직과 다른 범죄조직 수괴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지난해 초 미얀마 당국이 이들을 인도했다. 2023년부터 올해까지 구출·송환된 중국인 피해자는 총 5만 3000명에 달한다.
중국 당국은 이번 대규모 처벌을 “동남아 전역에 퍼진 온라인 사기 조직을 근절하기 위한 경고”라며 본보기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한 본격적으로 단속에 나설 것임을 거듭 시사했다.
중국 법원은 이미 바이잉창을 별도로 11톤에 달하는 메탐페타민 제조 및 밀매 공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내렸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미얀마 내 같은 지역에서 활동했던 ‘밍가’(明家) 일당 11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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