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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전날 황 실장을 문체부 국립국악원 기획운영단장으로 보직 이동시켰다. 사실상 문체부 내 한직으로 좌천한 셈이다.
황 실장은 최근 공개된 김 여사의 2023년 경복궁 비공개 방문 당시 김 여사를 수행했던 인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23년 9월 12일 김 여사와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최응천 전 국가유산청장과 함께 경복궁을 방문해 2시간가량 머물렀다. 이들 일행은 경복궁이 휴일이던 당일 협생문을 거쳐 근정전, 경회루, 흥복전을 차례로 찾았다.
황 실장은 서울대 법대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8년 유인촌 문체부 장관 비서관을 지냈다. 이후 2015년 박근혜 정부 선임행정관을 역임 후 윤석열 정부 대통령비서실 문화체육비서관을 거쳐 문체부 기조실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23년 10월 김 여사 ‘황제 관람’ 논란이 불거졌던 한국정책방송원(KTV) 청와대 국악 공연 당시에도 김 여사를 직접 보필했던 인물로 김 여사와 문화체육 관련 모든 일정에 동행한 김 여사 최측근 핵심 인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 대해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향후 특검 수사 등을 고려한 ‘꼬리 자르기’ 인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황 실장은 최 전 청장, 신 전 비서관과 함께 이른바 ‘김건희 문화계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다.
김건희 특검팀은 전날 신 전 비서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그는 국가유산청 궁능유적관리본부에 종묘 신실을 개방하라는 지시 등을 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궁능유적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일 오전 8시부터 진행된 종묘 차담회 관련 사전 답사에서 문체비서관실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신 전 비서관 등이 참여한 사전 점검을 거쳐 김 여사 등이 참석하는 차담회 장소로는 망묘루가 최종 확정됐다고 한다. 김 여사는 다음 날인 3일 오후 2시50분 소방문에 도착해 20여분 후 망묘루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통역사와 궁능유적본부장, 외국인 2명 등이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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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데일리는 지난달 28일 김 여사가 외부인 출입이 엄격하게 제한된 국립고궁박물관 수장고에 비공개로 방문한 사실과 관련해 수장고를 열어준 책임자가 최 전 청장이란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의하면 김 여사는 당시 동행인 없이 과학문화실과 제2수장고 등을 1시간가량 방문했다. 제2수장고에는 조선왕조실록 등 약 2100여점의 유물이 보관,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돼 ‘비밀의 방’이라고도 불린다.
김 여사 방문 당일 오전 당시 대통령실 문화체육비서관이었던 황 실장은 박물관 측에 김 여사가 방문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는데, 이 과정에서 황 실장과 최 전 청장이 방문 허가를 조율하면서다.
특검팀은 오는 6일 이 전 교육위원장을 소환해 조사한다. 이에 앞서 특검팀은 윤석열 정부의 문화체육비서관실 관계자들에 대한 물밑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이 김 여사 문화재 사적유용과 관련해서는 수사 범위가 일단 종묘 차담회에 한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김형근 특별검사보(특검보)는 지난달 28일 브리핑에서 김 여사 경복궁 경회루 방문과 관련해 “이배용 씨가 김건희와 사진 찍히게 된 경위, 경회루 방문 경위는 당연히 조사 과정에서 확인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며 사실상 관련 의혹에 대해 캐묻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향후 특검의 칼날이 황 실장과 최 전 청장의 문화재 사적 유용 및 훼손 혐의로 확대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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