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김기동 감독이 서정원 감독과 경기 후 나눈 대화 내용을 전했다.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4차전을 치른 FC서울이 청두룽청과 0-0으로 비겼다. 서울은 승점 5점으로 리그 6위에 머물렀다.
이날 서울의 공격은 좋지 않았다. 서울은 적절한 로테이션을 가동해 청두를 공략하고자 했지만 5-4-1 전형에 가깝게 내려선 청두의 중앙을 쉽사리 공략하지 못했다. 서울은 린가드와 안데르손 등 외국인 자원과 김진수, 최준 등 풀백을 활용해 측면에서 해법을 찾아보고자 했으나 세밀한 공격 전개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에는 보다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지만 끝내 청두 골문을 열어젖히지 못했다. 특히 후반 18분 안데르손이 정승원과 2대1 패스를 통해 수비를 뚫어내고 결정적인 기회를 잡아냈으나 슈팅이 다소 정직해 지안타오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서울은 경기 내내 유효슈팅 2회만 기록하며 청두와 0-0 무승부를 거뒀다.
김 감독도 경기 결과에 아쉬워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어제 말했듯 수비적으로 서정원 감독님이 잘 만든 것 같다. 역습 형태로 경기하는 것에 우리도 대비하고 풀어나가려 했다. 미드필드 지역까지는 잘 갔는데 파이널 서드에서 좋은 기회를 많이 못 만들었다. 숙제로 남았고, 노력해서 더 좋은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라며 "역습에 있어 상대에 항상 실점했는데, 기회와 실점을 주지 않은 건 선수들이 잘 대처한 것 같다"라고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분석했다.
이날 사이드백으로 나온 최준과 김진수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김 감독은 "(최)준이는 사이드와 미드필드를 오가며 좋은 역할을 해준다. 팀에 많은 에너지를 준다. (김)진수는 성격도 강하고 팀에 대한 애착도 강하다. 그래도 화나는 상황에서 자제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며 선수들을 잘 이끌어주고 있다"라며 두 선수를 칭찬했다.
반면 공격수들의 결정력은 아쉬웠다. 김 감독은 "누구라 말은 못하지만 작은 부상들이 있음에도 그 선수들이 해준 것에 감사하다. 그 선수들이 좁은 공간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데, 부상 때문에 원활하게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서울은 전반과 후반 경기력에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날도 전반에는 청두를 쉽게 공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고, 후반에는 비교적 청두 진영까지 전진하는 빈도가 늘어났다.
관련해 김 감독은 "올해 경기를 돌아보면 내려서서 하는 팀에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우리가 공격하다가 역습을 내주는 경우가 많았다. 중원에서 풀어나가며 패스로 상황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상대가 역습을 할까 싶어 공격적으로 들어가는 패스가 적었다. 상대가 내주는 공간을 효과적으로 노리지 못한 게 아쉽다. 패스 선택이 아쉬웠다. 훈련과 미팅을 통해 바꿔가려고 노력하는데 쉽게 확 좋아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년도 봐야 할 것 같은데 계속 고민하고 노력 중"이라며 개선점이 분명하다고 인정했다.
이날 김 감독은 경기 후 서 감독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관련해서는 "서정원 감독님에게 수비적으로 단단하게 팀을 잘 만들었다고 얘기했다. 그것밖에 할 게 없다고 하시더라. 후반 25분 지나면 우리에게 공간을 내주면서 우리가 공격할 줄 알았는데 끝까지 공간을 주지 않은 것에 놀랐다고 얘기했다"라고 당시 대화를 전했다.
이제 서울은 포항스틸러스와 리그 경기를 갖는다. 이 경기에서 패배하면 ACLE가 좌절되고, 비겨도 사실상 ACLE는 물건너간다. 승리만이 서울에 의미가 있다.
김 감독은 "비기는 건 의미가 없다. 대전하나시티즌과 경기에서도 1-1 상황에서 교체로 변화를 주려 했는데 교체 선수들이 많은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실점했다. 이제 우리에게는 물러설 길이 없다. 선수들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피곤하겠지만 정신력으로 경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며 승리 의지를 다졌다.
사진= 풋볼리스트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