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공식판매점 지점장, 결제대금 가로채고 잠적
LG본사, " 비정상 거래로 분류돼 배송 불가"
"대기업 제품 매장에서 이런 사기를"
[포인트경제] LG전자 공식 대리점의 지점장이 예비 신혼부부 등 다수의 고객으로부터 제품 구매 대금을 받고 제품을 납품하지 않은 채 잠적하는 수천만원대 횡령 및 사기 의혹이 불거져 파문이 일고 있다. 고객들은 대기업의 정식 매장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거래했기에 피해가 더 크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으며, 경찰은 수사에 나섰다.
LG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 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LG 베스트샵 가전을 구매하고 배송 당일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신혼부부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새 집 입주 앞두고 LG 베스트샵 장안중앙점에서 가전을 주문했는데, 배송 당일 아침에 갑자기 '배송 불가' 통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송 예정일은 11월 1일 오전 9시였고, 당일 오전 8시 30분쯤 LG 배송기사님이 전화로 '본사에서 비정상 거래로 분류돼 배송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주셨다"라며 "이후 매장도 본사도 아무 연락이 없다고 했다.
그는 "브랜드를 믿고 계약했는데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줄은 몰랐다. 신혼부부 입장에서 너무 황당하고 불안하다"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피해자 단체 대화방이 만들어져 있으며, 100명 이상이 참여 중이고 대다수가 신혼부부로 파악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올라온 LG전자 베스트샵 신혼부부 피해 호소 게시글.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아울러 "혹시 같은 피해를 겪으신 분이나 비슷한 상황에서 대응 중인 분들은 정보를 공유 부탁한다"라고 덧붙였다.
4일 피해자 제보 등에 따르면 피해 대상은 신혼부부 등 가전제품을 대량 구매하려던 다수의 고객들로 알려졌다. 피해자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대까지 총 피해 규모는 아직 미확인됐으며, 일부 피해자는 4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서울 장안동에 위치한 LG전자 판매점 지점장 B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 중이다.
B씨는 예비 신혼부부들에게 할인 판매를 약속하고 제품의 결제금을 가지고 잠적한 혐의 받고 있다. 예를 들어 계약금을 먼저 받고 결제 시 환급해주겠다고 한 후 잠적하거나 '배송 지연 보상'을 이유로 카드 결제를 취소한 것처럼 속이고 현금으로 추가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자신의 대리점 및 주변과도 연락을 끊고 잠적했으며, 피해자들은 B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공식 브랜드 매장이라는 신뢰 때문에 피해가 발생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LG 베스트샵이라는 정식 매장의 이름과 지점장이라는 직함을 보고 믿고 거래를 했다"며 "대기업 제품 매장에서 이런 사기를 당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LG전자와 대리점 측은 상황을 파악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매장이 LG전자 베스트샵이라는 간판을 달고 영업했지만, 법적으로 독립된 대리점 형태일 경우 본사의 직접적인 책임 범위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피해자들은 본사가 관리 감독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본사의 조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LG전자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고객 결제금 횡령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4월 대구의 한 LG전자 가전 매장 직원 C씨가 할인 명목으로 구매 대금 일부를 개인 계좌로 송금받거나, 회사가 아닌 개인 명의 카드로 결제하도록 유도해 대금을 편취한 뒤 잠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건 모두 '지점장'이라는 직책과 '공식 대리점' 간판을 악용했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주로 신혼부부 등 대량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조직적 관리의 허점이 지적된다.
해당 매장들이 법적으로는 독립된 대리점 형태이더라도, 'LG전자 베스트샵'이라는 상호와 대기업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고객 돈 관리에 대한 본사의 시스템적 관리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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