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연이은 고강도 부동산 대책으로 아파트 시장이 급속히 위축된 가운데,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오피스텔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출 규제와 청약 제한으로 아파트 거래가 사실상 멈춘 분위기 속,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며 가격과 거래량이 나란히 상승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지역 오피스텔 거래량은 93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9월(844건) 대비 11.1%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같은 달(857건)보다도 훨씬 많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8·9월에 다소 거래가 주춤했는데, 이러한 하향세를 끊고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실거래가 신고기한을 고려하면 실제 거래는 1,000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10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124.57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0.91% 상승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월간 상승으로 2022년 10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125.85)에 근접한 수준이다.
평균 매매가격 역시 3억418만 원으로 3년 전 고점(3억548만 원)에 거의 도달했다. 실제 양천구의 '제이월드빌' 전용 102㎡의 경우 지난달 13억 원에 거래되면서 기존 최고가였던 11억7000만 원보다 1억3000만 원 더 비싼 가격에 손바뀜됐다.
강서구의 '힐스테이트 에코 마곡역' 전용 42㎡ 역시 4억5000만 원에 잇따라 거래되며 6년 만에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러한 오피스텔 상승세는 '10·15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 10월 전체 거래 중 70.7%인 663건이 대책 발표 직후인 16일 이후 체결된 것이다.
3중 규제에서 제외돼 LTV도 70%까지
같은 달 상반월(1~15일) 거래가 274건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규제 이후 거래량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반면 서울 아파트는 같은 기간 거래가 76% 급감하며 정체 상태에 빠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거래량 차이가 규제 적용 범위의 차이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돼 아파트와 달리 대출 규제, 토지거래허가구역 제한, 실거주 의무 등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담보인정비율(LTV)도 70% 수준이 유지되며 6·27 및 10·15 대책의 대출 한도 강화 조치에서도 제외됐다. 여기에 오피스텔 보유자는 아파트 청약 시 무주택 자격을 유지할 수 있어 실수요층의 관심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아파트 대출이 어려워지자 직주근접성이 높은 오피스텔을 대체 주거지로 선택하는 경향이 짙다"라며 "전세 사기 이후 월세 선호가 커지면서 임대 수익률도 계속 오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10월 서울 오피스텔 평균 임대수익률은 4.82%로 집계되면서 38개월 연속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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